코로나19 속에 온-오프라인으로 열린 2020부산비엔날레 <열장의 이야기와 다섯편의 시>가 지난 8일 65일간의 전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지었다. 코로나 팬데믹 속에 온라인으로 개막해 9월 30일 오프라인 전시장을 개방한 2020부산비엔날레는 여러 가지 면으로 색달랐다.
이번 전시는 11명의 문필가들이 부산을 테마로 집필한 10편의 소설, 5편의 시에서부터 시작했다. 문학작품에 영감을 얻어 시각예술가와 사운드아티스트들이 작품 제작 또는 구성하는 독특한 형태로 구성되었다. 34개국 89명 의 작가가 363점을 출품했다. 11명의 문학가와 11명의 오디오아티스트를 제외하면 시각 예술가는 67명이 참여했다. 2년전 2018부산비엔날레에는 34개국 6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폐막일에 어렵사리 찾은 을숙도 부산비엔날레 메인 전시장인 부산현대미술관의 관람객은 코로나팬데믹으로 관람객 수가 한결 줄어들었다. 하지만 관람객 입장에서는 쾌적한 분위기에서 관람할 수 있었다. 부산비엔날레 마지막날임에도 전시장 내 관람객들은 가족 친구 혹은 연인들과 함께 여유롭게 문학과 전시를 따라 비엔날레를 즐기는 모습이었다.
작품들 중에는 일반 관객에게 난해한 것들도 있었으나, 꾸준히 전시를 봐온 관람객들은 자신의 눈높이에서 비엔날레를 즐기는 모습. 코로나19 상황에 걸맞는 마스크 착용과 앞 사람과의 거리 두기를 지키면서도 가족이나 연인과 함께 작품 속의 정치-사회적 이슈, 번역적 탐구, 도시와 부산에 대한 새로운 해석, 공간에 대한 새로운 접근, 매체에 대한 다변화된 실험 등을 체험하고 즐겼다.
부산현대미술관을 비롯해 영도, 부산대교, 남포동, 대청로, 중앙동 등을 걸으며 부산 전체를 전시장 삼아 다녀야 하기에 이번 비엔날레는 집중력과 체력이 요구되는 전시였다. 장소를 잘 못찾아 시간을 허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의 기획대로 관람객들이 탐정이 되어 ‘부산’이라는 도시를 탐험하는 것은 잘 안다고 생각한 도시를 탐험하게 하는 즐거움을 주었다. 감독의 기획의도는 제대로 먹혔다.
11개의 문학작품은 부산현대미술관에 7개, 영도 폐창고에 1개, 중앙동 원도심 3개의 장소에 비치되었다. 또 이에 따라 시각 예술과 사운드 아티스트 작품이 매칭되었다.
전시에 대한 평가는 다양했다. “코로나 상황 때문인지 영상 작품이 많고 예년에 비해 활기가 부족한 느낌”이라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또다른 한편에서는 “뉴노멀을 제시하면서 작가 한사람 한사람이 조명되도록 연출한 것은 매력적이었다” “코로나 속에서도 유연하게 온-오프라인에서 이 정도 연 것은 탁월하다"는 등의 평가가 공존했다.
조직위가 비대면 온라인 전시에서 핵심 콘텐츠로 삼았던 것은 3D 웹 전시와 전시 감독이 직접 전시를 설명하는 영상인 ‘명탐정 야콥 051’였다. 고해상도의 화질과 전시장 외부 풍경까지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는 평이다.
한편 시민들, 대학생들의 참여도가 높았다. 전시의 근간을 이루는 문학작품을 시민들의 목소리로 녹음해 만든 오디오북은 총 651명(한국어 534명, 영어 117명)이 응모하는 성황을 이뤘고, 선정된 총20명(한국어 10명, 영어 10명)의 시민 성우가 녹음한 오디오북은 전시기간 내 스트리밍 서비스로 제공됐다.
4개조(1조5명, 총20명)로 구성된 대학생 서포터즈는 전시기간 동안 관련 콘텐츠를 취재, 제작, 편집한 활동영상을 제공해 2020부산비엔날레를 풍성하게 만드는데 일조하기도 했다.
오프라인 전시, 온라인보다 25일 늦게 오픈
9월 5일 개막한 2020부산비엔날레는 코로나19 상황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참관객을 대상으로 작품 앞에서 행하던 작품 설명은 처음으로 전시감독(야콥 파브리시우스)이 참여하는 ‘온라인 전시투어’ 영상으로 대체되어 유투브 공식채널(http://www.youtube.com/user/bsbiennale)에서 라이브 스트리밍됐다.
코로나 19에 따른 방역당국의 지침에 맞춰 온라인으로 진행되던 전시는 9월 30일 개방되어 1일 관람인원 제한 속에서도 총 1만7016명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다녀갔다.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국내외 비엔날레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는 가운데 비엔날레 개최에 대한 고민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새로운 도전과 응전, 실험의 장인 비엔날레가 새로운 시대적 고민에 대해 대안이 되어야 한다’는 내부의견이 컸고, 집행위원장인 김성연 부산현대미술관장과 야콥 파브리시우스 전시감독의 열정적 견해에 따라 진행했다고 한다.
하지만 유례없는 코로나 팬데믹에 고충이 컸다고 한다. 입국이 불가능한 해외 작가들의 작품 제작은 조직위 스텝들과 비대면 소통을 통해 이루어졌고, 작품 선
정과 작품 설치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소통해야 했다. 또 비엔날레 개최 여부의 불확실성 속에 온-오프라인 전시 상황을 모두 고려해야 했다.
또 그에 맞는 필요 사항들을 준비해야 했던 것. 오프라인 전시 개최에 따른 철저한 방역과 전시장 제한 관람은 물론, 온라인 개최를 위한 콘텐츠 확충까지 평상시 전시보다 몇배의 준비를 해야 했다.
한편 부산비엔날레 조직위측은 “2020부산비엔날레의 새로운 시도에 대해 광주비엔날레, 서울미디어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서울건축비엔날레, 전남수묵비엔날레 등 내년에 개최될 비엔날레 관계자들과 국공립미술관과 미술관계자들의 관람이 폐막일까지 이어졌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