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경제 붕괴 위기에 직면한 파키스탄에서 31일(현지시간) 한 배급소에 구호품을 서로 받겠다는 사람들이 몰려 여성·어린이 최소 11명이 압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파키스탄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의 라마단 배급소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은 수백명의 여성과 어린이들이 식량을 받기 위해 건물 밖에서 서로를 밀치면서 시작됐다.
현지 경찰 관계자는 "폭주가 시작되면서 일부 여성과 어린이들이 배수구에 빠졌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배수구 근처 벽도 무너져 사람들이 다치거나 숨졌다고 증언했다.
이슬람의 성월인 라마단 기간 동안 사업가들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현금 또는 음식을 나눠주는 경우가 많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숨진 11명 중 8명은 여성, 3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직후 경찰은 배급소 직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지난 주에도 비슷한 배급소 압사 사건이 발생해 최소 10명이 숨진 바 있다.
경제난을 겪고 있는 파키스탄 정부는 기록적인 인플레이션과 심각한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저소득층에 무료 밀가루를 배분하는 계획을 시작했다. 다만 이날 압사 사건을 초래한 배급은 정부 계획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