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내전으로 신음 중인 예멘에서 시민들이 압사하는 사고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19일 저녁 예멘 수도 사나에 있는 한 구호소에서 구호품을 받으려는 군중이 밀려들며 압사사고가 발생해 지금까지 최소 80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예멘 반군 후티 정부 내무부는 이날 “수도 사나의 한 구호소에서 열린 자선행사에 구호품을 받기 위해 군중들이 몰려들면서 압사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후티 반군 내무부는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구호품 분배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구금됐다”고 밝혔다.
내무부는 이번 자선행사가 며칠 앞으로 다가 온 이슬람 명절 ‘이드 알피트르’를 맞이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드 알피트르는 한 달간 이어지는 이슬람의 금식성월 라마단의 종료와 함께 시작되는 축제다.
예멘 국민의 대다수는 오랜 내전으로 궁핍과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이에 무슬림 최대 명절 가운데 하나인 에이드 알-피트르가 임박하자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구호소 마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압사사고 발생 이유에 대해선 증언이 엇갈리고 있다. AP통신은 “구호소에서 현금을 나눠주는 특별 이벤트가 열리자 이 곳에 많은 군중이 몰려 참사가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현지 목격자들은 군중을 통제하기 위해 후티 반군이 공중에 총을 쐈고, 공포를 느낀 사람들이 우루루 몰리기 시작했다고 증언했다.
후티 내무부 대변인은 당국과 조율하지 않고 무작위로 분배한 탓에 참사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예멘은 현재 2014년 말 이란이 지원하는 후티 반군이 수도 사나를 장악하면서 촉발된 오랜 내전이 계속되고 있다.
2015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등이 예멘 정부군을 지원하겠다며 개입하기 시작했고 이에 맞서 이란도 후티 반군 지원에 나서며 사우디 아라비아와 이란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민간인을 포함해 15만명 이상이 사망해 세계 최악의 내전 지역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