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우크라이나산 곡물 과잉 유입으로 인접국 농산물 가격이 폭락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EU는 동유럽 5개국(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에 이들 국가가 내렸던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금지 조치를 한시적으로만 운영할 것을 제안했다.
앞서 19일 EU 집행위원회는 곡물 갈등 완화 조치로 동유럽 5개국 피해농가를 위한 1억유로(약 1천453억원) 상당의 2차 지원을 약속했다.
EU 집행위 측은 폴란드·슬로바키아·헝가리·루마니아·불가리아 등 5개 당사국들이 제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라며 앞으로 며칠 간 논의가 계속될 것이라 내다봤다.
지난달에도 EU 집행위는 폴란드와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3개국이 자국 피해 농가를 지원할 수 있도록 5630만 유로(약 821억원) 규모의 1차 지원 패키지를 확정했다.
우크라이나는 농작물 생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미국 CNBC는 20일 시티리서치를 인용,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최대 50%까지 급감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올해 예상 수확량 1600만~1700만톤은 러시아 침공 직전 해인 2021년 수확량 3300만톤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친다.
농업 분석회사 에피소드3의 공동 창립자 앤드류 화이트로도 올해 우크라이나의 밀 생산량이 전년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며 "올해 우크라이나에서 비료, 연료, 노동력에 대한 접근성은 부족하지만 곡물 가격은 매우 낮다. 농부들이 곡물을 심을 인센티브가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올해 우크라이나 밀 생산량, 2021년 대비 절반 수준 그칠 듯
주요 7개국(G7) 농업장관들은 22일부터 일본 미야자키(宮崎)시에서 열리는 G7농업장관회의에서 우크라이나 농업 재건 지원안을 핵심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회의에서는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농지 곳곳에 매설한 지뢰와 불발탄을 제거하고 농업시설을 복구하는 방안에 초점을 맞춘다. 각국이 가진 노하우를 우크라이나와 공유하고, 피해 농가에 회복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논의한다.
오는 25일에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UN) 사무총장과 만나 흑해곡물협정과 관련해 의견을 나눈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을 막았다. 하지만 세계 식량 위기 우려가 커지자 UN과 튀르키예(터키) 중재로 지난해 7월 흑해 수로를 재개했다. 협정은 120일 간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허용하고 이후 합의를 거쳐 추가 연장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해 11월, 지난 3월 두 차례 연장됐으나, 우크라이나·러시아가 연장에 합의하지 못하면 협정은 5월 18일 만료된다. 러시아는 기간을 더이상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와 동유럽 5개국간의 곡물파동이 해결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