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미국은 반도체 생산에 있어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의존도가 과도해 무역 분쟁, 무력 충돌 등으로 인한 잠재적인 공급망 악화에 대해 우려하고 있었다고 미 의회조사국(CRS)이 밝혔다.
미 의회조사국은 지난 25일(현지시간) 발간한 반도체법 조항·이행 관련 자주 묻는 질문(Frequently Asked Questions: CHIPS Act of 2022) 보고서에서 미국의 반도체법(CHIPS Act) 입법 배경 등과 관련해 이 같이 설명했다.
CRS는 보고서에서 "미국은 1960년대와 1970년대 반도체 제조 분야에서 세계를 주도했지만 미국의 점유율은 1990년 약 36%에서 2020년 약 10%로 떨어졌다"며 "(특히) 동아시아 반도체 생산에 대한 미국의 과도한 의존과 공급망 취약성은 많은 의원들의 지속적인 우려의 원천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국가 안보적 차원, 무역 분쟁, 자연 재해 또는 무력 충돌로 인한 동아시아 제조 및 운송의 잠재적 중단과 공급 차질의 위험을 주목했다"면서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공급 중단 및 미국 산업 영향은 이런 우려를 뒷받침했다"고 지적했다.
CRS는 반도체 생산 축이 동아시아로 이동하게 된 요인으론 "반도체 생산 시설(fab) 건설 및 운영 보조금, 낮은 운영 비용, 미 반도체 생산 기업들의 해외 아웃소싱"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미국 내 생산 및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해 2021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예산과 2022년 반도체법 제정을 통해 각종 인센티브와 연구·개발(R&D) 활동 등을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CRS는 또 "반도체 생산 및 기술 분야에서 미국의 지위 하락과 중국의 산업·기술 경쟁력 향상이 가져올 경제, 군사적 영향에 대해서도 우려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이러한 우려는 미국 반도체 기업이 팹리스 비즈니스 모델(대규모 제조 시설을 갖지 않고 설계만 하는)로 전환하고 생산을 해외 파운드리(위탁생산)에 아웃소싱함으로써 미국의 반도체 생산 역량이 한국과 대만에 얼마나 뒤처져 있는지와도 부분적으로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