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 체류하던 북한 무역대표부 직원의 아내와 아들이 최근 행방불명된 가운데 이들은 북한 총영사관에 연금된 상태였다가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8일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4일 실종된 김금순(43·여)씨와 박권주(15)군 모자는 블라디보스토크 소재 북한 식당을 경영하며 외화벌이를 하던 무역대표부 소속 박모씨의 가족"이라며 "수개월간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연금된 상태로 있다가 일주일에 하루 외출이 허락되는 시간을 이용해 사라진 것"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씨는 북한 당국이 러시아로 파견한 '고려항공' 소속 무역대표부 간부로 이들 가족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한 식당 '고려관'과 '두만강레스토랑'을 경영하면서 외화벌이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박씨는 2019년 영업실적에 대한 검열을 받으러 평양으로 귀국한 뒤 코로나19 사태에 따라 국경이 봉쇄되면서 러시아로 돌아가지 못했고, 그의 아내가 대리 지배인 자격으로 식당을 경영했다.
하지만 식당은 코로나19 사태로 폐업 위기에 처했고, 지난해 10월엔 부지배인이 탈출을 시도하다 러시아 당국에 체포돼 블라디보스토크 북한 영사관에 넘겨지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북한 영사관은 잇따른 망명사건이 터질 것을 우려해 이 식당을 폐쇄했고 김씨 모자를 영사관 내부에 연금했다고 한다.
소식통은 "부지배인은 북러 국경이 다시 열리면 북한으로 송환돼 처형될 가능성이 큰데, '대리 지배인'이었던 김씨도 향후 북한으로 돌아가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며 "최근 북러 국경이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들 모자가 함께 실종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김씨 모자는 북한 당국의 처벌이 두려워 1주일에 한 번 외출이 가능한 시기를 노리고 탈출을 시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종자 소식' 전단에 따르면 김씨와 박군은 지난 4일 택시를 탄 뒤 북한 총영사관이 있는 블라디보스토크의 넵스카야 12번가에서 하차했고 이후 연락이 끊겼다. 북한 총영사관 직원이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러시아 당국에 신고했다.
러시아 당국이 추적에 나선 가운데 이들이 탈북을 시도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한국으로 망명하기 위해 우리 당국과 접촉한 적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해당 보도에 대해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은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