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국의 억만장자 투자자 조지 소로스가 수십조원 규모에 달하는 기업 경영권을 차남인 알렉스(알렉산더) 소로스에게 이양하는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만 37세의 알렉스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가문의 재산을 진보 진영 후원을 위해 사용할 의중을 내비쳤다.
WSJ는 11일(현지시간) 알렉스 소로스와의 인터뷰를 보도하며 "전설적 투자자로 자선가이며 우익의 표적이기도 한 소로스가 250억달러(약 32조2250억원)에 달하는 기업왕국의 경영권을 차남인 알렉스 에게 이양하고 있다"고 전했다.
◆알렉스, 트럼프 출마에 우려 WSJ "대선서 역할"
알렉스는 인터뷰에서 스스로를 만 92세의 부친보다 "더욱 정치적이다"며 소개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쥐스탱 트리도 캐나다 총리를 만나 재단의 가업과 재산에 관해 의논했다는 사실도 밝혔다.
소로스의 사업체에는 비영리재단인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도 포함된다. 이 재단은 세계 120개국에서 활동하면서 매년 15억달러의 기부금을 인권단체와 진보진영 등에 기부하고 있다.
WSJ는 "알렉스는 가족의 두둑한 주머니를 진보 성향 미국 정치인들을 지지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라며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복귀 전망을 우려하고 있으며 2024년 대선에서 자금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시사했다"고 보도했다.
알렉스는 다가오는 미국 대선과 관련해 "(가문의) 자금을 정치로부터 분리시키고 싶지만 상대편이 분리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로스는 또 부친의 "진보적인 목표들"을 더 확대해 투표나 낙태의 권리, 성평등 같은 과거엔 없던 목표들을 추가로 수용할 생각이라고도 언급했다.
알렉스는 또 부친보다 국내 정치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그는 라틴계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지지하고 흑인 유권자들의 참여도 독려하고 있다.
알렉스는 또 "우리 진영은 더욱 애국적이고 포용적이어야 한다"며 "누군가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투표했다고 해서 그가 패배하거나 인종차별주의자라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소로스 두번째 부인 아들…50대 이복형 대신 아버지 이어
알렉스는 지난해 12월 오픈 소사이어티 재단(OSF)의 회장으로돼 부친의 역할을 승계했다. 또한 현재는 소로스의 정치후원단체 수퍼팩의 회장을 맡아서 정치활동 후원의 방향도 결정하고 있다고 한다.
WSJ는 알렉스가 소로스 가문의 재단과 각종 기업등 가문의 재산 운영을 감독하는 투자위원회의 유일한 가족대표라고도 설명했다.
알렉스는 소로스의 두번째 부인 수전 웨버의 두 아들 가운데 첫째이지만, 소로스의 가장 큰 아들은 금융계 경력을 가진 52세의 변호사 조나단 소로스다.
소로스는 과거 인터뷰에서 "원칙적으로 아들 중 한명에 의해 재단이 인수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가장 적합한 사람이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최근까지는 조다난이 소로스 가문의 후계자로 여겨졌다. 그는 부친과 테니스를 치고 함께 재단에서 일했으나 결과적으로 알렉스에게 자리를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