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정국으로 북한과의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진 가운데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 암살 목적으로 북한이 남파한 간첩 2명이 붙잡혀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중앙지검과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북한 정찰총국의 지령을 받고 탈북, 국내에서 황씨를 살해하려던 혐의로 김명호(36)와 동명관(36)을 구속했다.
검찰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1월 정찰총국장 김영철 상장에게 황씨 암살을 지시받고 중국 옌지를 거쳐 탈북자로 위장, 태국에 밀입국한 뒤 올해 1월과 2월에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
이들은 11월에서 12월까지 한달 간 휴대전화와 공작금을 받고 신분위장 방법 및 거점 마련 등에 대한 훈련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국정원이 탈북자들을 상대로 탈북 목적과 경위 등을 조사하는 합동 신문 과정에서부터 이미 의심을 받기 시작했다.
우선 이들은 가명을 쓰면서 출신지 등을 속였고, 특히 동명관은 황장엽씨의 친척인 척 하며 "황장엽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더 이상 승진하지 못해 남조선행을 택했다"고 말하는 실수를 범했다. 동씨의 진술과 우리 당국이 확보하고 있는 대북 정보가 일치하지 않았던 것.
이에 국정원은 이들이 밝힌 출신 지역의 탈북자와 대질 신문을 실시했고, 이 과정에서 이들의 진술이 거짓말임이 들통났다. 결국, 이들은 황씨의 암살지령을 받고 '정찰총국이 파견한 공작원'임을 스스로 자백했다.
두 명의 남파간첩이 구속됨에 따라 남한으로 망명한 지 13년이나 지난 황씨를 왜 살해하려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설득력 있는 주장은 반북 활동의 가장 상징적인 인물인 황 씨를 살해해 탈북자들이 남한에서 반 김정일 단체를 직하고 관련 활동을 강화하자 이를 위축시키려 했다는 주장이다. 또 정찰총국이 천안함 공격을 비롯한 다양한 도발 시나리오를 검토하던 중 평소 눈엣가시처럼 여겼던 황씨를 암살하기로 결정하고 간첩을 직파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황씨는 자신을 암살하려는 목적으로 남파된 간첩 두 명이 구속됐음에도 불구하고 "뭘 그런 걸 신경쓰느냐"면서 담담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대북 소식통은 21일 <시사뉴스>와의 통화에서 "황장엽 전 비서가 갖고 있는 메세지와 국제사회에서의 영향력은 북한을 압박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히고, "북한이 갖고 있는 척결대상 리스트에서 퍼스트에 올라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1월 대청해전 패전에 대한 복수극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황 전 비서의 암살은 북한의 체제와 이념, 사상적인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군사적 복수는 다른 방법으로 할 수 있고, 그 예가 바로 '천안함'"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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