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세권 기자] ‘댄싱가든(Dancing Garden)’ 작가 심영철이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의 열기가 뜨거운 베네치아에서 ‘노마딕 파티(Nomadic Party)’에 작품을 출품한 데 이어, 오는 8월 조지아 수도 트빌리시에서 열리는 ‘트빌리시 국제현대미술전’에 참가한다.
두 전시는 30년 된 다국적 작가공동체 ‘나인드래곤헤즈’(Nine Dragon Heads.대표 박병욱)가 주최했다.
‘노마딕 파티’는 ‘제60회 베네치아비엔날레’의 본전시장인 베네치아 자르디니 공원에서 수상버스로 5~6 정거장 떨어진 주데카의 스파치오펀치 전시장에서 11월 24일까지 특별전으로 열린다. 컨퍼런스와 퍼포먼스는 이미 펼쳐졌다. 참가자는 모두 6대륙 21개국 42명이다.
또 8월 8~14일 조지아 레오니즈 국립문학박물관(Georgia Leonidz National Literature Museum)에서 열리는 ‘트빌리시 국제현대미술전’의 ‘한국현대미술특별전’은 ‘협력의 비전(Visions of Collaboration)’을 주제로 비디오, 설치, 오브제, 드로잉, 평면, 퍼포먼스 분야에 걸쳐 심영철 작가를 비롯해 25명이 참가한다.
비엔날레 일원에서 열리고 있는 ‘노마딕 파티’는 ‘자연은 곧 생명’이라는 주제로 활동해온 박병욱씨가 감독을, 미술평론가인 김찬동씨가 커미셔너,
알리 브람웰·가브리엘 아담스·하네스 에거가 큐레이터를 맡아 노마딕 성향의 한국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했다. 해외 커미셔너는 베니스 비영리예술인협회 누바 이코나(Nouva Icona)의 디렉터인 비토리오 우르바니(Vittorio Urbani)가 맡았다.
이 전시는 다양한 매체와 소재를 통해 개성을 살리면서도 전시 공간 전체를 하나의 융합된 실험적 공간으로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한국작가들의 경우 한국적 동양적 사유로 서구의 관습적 지경을 자유롭게 탈주하는 방식의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한편 전시와 함께 컨퍼런스도 열려 한국의 실험미술, 자연미술, 백남준에서 신진에 이르는 한국현대미술 등의 주제도 소개됐다.
‘노마딕 파티’는 생태환경과 노마딕 주제의 작업을 펼쳐온 나인드래곤헤즈가 추진해온 노마드적 성격의 전시 일환으로 정치 경제 재난 등의 이유로 전세계적으로 자유로운 이동과 교류, 탈주, 융합이 일상이 된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4월 17~19일 프리뷰를 거쳐 4월 20일~11월 24일 본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다국적 작가들에 의해 서로의 지리적, 문화적, 개념적 경계를 허물며 이주와 네트워크를 기본으로 하는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 본전시 주제인 ‘이방인’과도 궤를 같이 한다.
총 7개월여 전시기간 중 베네치아의 지역예술공동체와 ‘피크닉 프로그램’(8월1~7일)을 지속하고, 전시 종료 시점(11월 21~24일)에는 리뷰 프로그램도 예정되어 있다. 실내 전시에는 16개국 35명의 작가가, 또 퍼포먼스에는 5개국 7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노마딕 파티’에 참가한 심영철 작가의 작품 ‘댄싱 가든-플라워 레인-퀸’(Dancing Garden-Flower Rain-Queen)은 전시장 초입에 설치되어 있다. 먼저 특유의 향과 음향이 코와 귀를 사로잡는 가운데 천정에서 벚꽃잎이 휘날리는 3x3x4.5m 공간에 금속 판넬로 된 설치 작품이 놓여 있다.
그안에 관객이 들어서면 AR 기술을 통해 관람객은 갑자기 한국의 옛 왕과 왕비 복장을 한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만나게 된다. 증강현실과의 상호교감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지난해 선화랑에서 펼친 ‘댄싱 가든’ 전에서는 1층 초입에 벚꽃 잎이 천정에서 쏟아지는 공간과 큰 꽃 봉오리가 있었는데, 큰 꽃 봉오리 속에 숨겨진 카메라와 모니터가 있어서 관객과의 맞춤형 소통을 시도했다.
한편 조지아 트빌리시의 ‘국제현대미술전’에서는 베네치아 ‘노마딕 파티’ 출품작과 인터랙티브한 AR 컨셉은 같지만 현장에 맞게 변용된 작품 ‘댄싱가든-플라워 레인-킹’(Dancing Garden-Flower Rain-King)이 선보일 예정이다.
심영철 작가는 “관람객이 제 작품이 있는 공간에 들어서면 사람과 제가 미리 만들어둔 가상 이미지간의 인터랙션이 이루어진다”면서 “큰 모니터에 관객의 얼굴이 먼저 나오는 동시에 AR촬영이 되어 관람객은 작품과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고, 그 결과가 모니터에 ‘쓩’ 나타나게 되니 모두 새로운 경험을 즐기게 된다”고 설명한다.
나인드래곤헤즈 대표인 박병욱 감독은 “다국적 작가들이 참가한 베네치아의 ‘노마딕 파티’에서는 심영철 작가 작품이 초입에 설치돼 전시장을 드나들 때 반드시 통과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양한 미디어 전시가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서도 본인의 달라진 AR 이미지가 전시장에 뜨니까 모두 위트있게 받아들이고 한국의 문화를 즐겁게 체험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심영철 작가는 지난해부터 자신의 예술세계에 대한 책 출판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AI 공부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