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윤명록 기자]
“내일 저조에 맞춰 오전 10시 47분께 500톤급 선박이 준설작업을 위해 초지대교 아래를 통과할 예정입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17시 55분께 해양경찰로 접수된 선박 통항 예정 통보. 인천해양경찰서 상황실은 이내 분주해졌다. 저조 시 초지대교(인천시 강화군) 높이는 약 19.3m로, A호(522톤, 높이 19m)가 다리 아래를 지나가게 될 경우 여유공간이 30㎝밖에 확보되지 않았던 것.
해양경찰청(청장 김종욱) 종합상황실은 지난 3월 발생한 미국 볼티모어항에서 발생한 선박·교량 충돌과 같은 대형사고가 재연되지 않도록 자체 제작한 유관기관 협업 지침을 토대로 중부지방해양경찰청과 인천해양경찰서에 관련 지시를 내렸다.
중부청과 인천서에서는 인천시(초지대교 담당), 경기도(선박 준설작업 담당)에 해당 내용을 전파하고, 선박의 교량 통과 안전성에 대해 의견을 나눠 2m의 여유공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어 경찰, 소방 등 유관기관에 안전사고 발생 등에 대비하여 당일 초지대교 통제, 구조 인력 지원 등 사전 조치를 요청하였으며, 강화경찰서에서 A호가 초지대교를 통과하는 동안 차량통제를 하였다.
A호의 통항이 진행되던 지난 1일 오전 해경은 해상팀과 육상팀으로 나눠 A호가 안전하게 초지대교 아래를 지나갈 수 있도록 안전관리를 실시했다.
해경청 종합상황실에서는 현장영상전송시스템을 통해 통항 상황을 주시하며, 위험 상황 발생 시 상황에 맞는 지령을 내릴 수 있도록 준비했다.
이처럼 종합상황실과 현장 세력 간의 유기적인 협력과 유관기관과의 협업 체계를 가동한 결과 A호는 무사히 초지대교를 통과했다.
해양경찰청의 신속·정확한 판단은 지난 4월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과 함께 진행한 대형선박과 해상 교량 간 충돌사고 대응을 위한 합동훈련에서 비롯됐다.
뿐만 아니라 전국 27개 종합상황실에서 올해 약 1,100회에 걸쳐 각종 모의훈련을 진행하며, 바다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점도 A호 초지대교 안전 통항에도 한 몫 했다.
김종욱 청장은 “종합상황실에서는 해양안전 관련 위협 요인을 인지하면 현장에 지령을 내리며 초동 조치에 나서는 중요한 임무를 수행한다”며 “해양사고를 예방하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키 위해서는 유관기관과의 협업도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