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한 발행인
한나라당 전여옥 대변인의 직설화법이 또 다시 설화(舌禍)를 불렀다. 자신뿐 아니라 그 여파가 한나라당의 정체성까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전여옥 대변인은 지난 2월 의원연찬회에서 박근혜 대표에게 화살을 날린 비주류 의원들에게 ‘뺑덕어미’란 표현으로 빗대어 거센 반발을 산바 있다. 전 대변인은 또 지난해 강금실 법무부 장관과 문재인 청와대 수석이 호텔에서 만난 것을 두고 “불륜 관계인지, 불순한 관계인지” 운운했다가 대변인 자질 시비에까지 휘말리기도 했다. 이러한 전 대변인이 아직도 설화(舌禍)가 모자라 이번에는 고졸 출신인 노 대통령을 겨냥 “다음 대통령은 대학나온 사람이 돼야 한다”는 학벌계급론을 들고 나와 구설수에 올랐다.
전 대변인의 ‘대졸대통령’ 발언이 전해지자 인터넷에는 ‘학력지상주의자’라는 비난글이 수만건이상 폭주하기도 했다. 뿐 만 아니라 한나라당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상당수 지지층조차 전 대변인과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한 네티즌은 “지난 재·보선에서 23대0이라는 결과는 한나라당이 잘해서 선택해 준 줄 아는가”라며“이번 사태에 대해 어떤 조치나 논평도 내지 못하는 정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한다”고 주장했다. 또 ‘대한민국 박사모’의 한 회원은 “한나라당이 엘리트 귀족정당이라고 덧 씌우지 않을까 걱정된다”는 근심어린 의견도 올려놓고 있을 정도로 이번 전 대변인의 설화의 여파가 만만치 않음을 가금케하고 있다.
전 대변인이 자신의 발언에 따른 설화(舌禍)를 짐작하고도 이처럼 대여 공세의 선봉장임을 자임하는데에는 한가지 이유밖에 없다고 본다. 즉,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만이 대통령감이며 그러한 박근혜 대표를 대통령에 앉혀야만 국가와 국민이 편히 살수 있는 복지국가로 만들 수 있다는 신념에서 인 것 같다.
자극적 정치희화 이제 그만
전 대변인이 자신의 신념을 토대로 언행을 하는 것에는 누구도 탓할 수 없으나 그가 개인이 아닌 한 정당의 대변인이라는 신분을 감안할 때는 사정이 다를 수밖에 없다. 특히 공당인 제1야당의 대변인으로서 항시 정부 여당과 머리를 맞대고 정책을 논하고 입안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 당의 정책성과 정당성을 외면한체 대통령의 학벌운운하며 느닷없이 학벌론을 들고 나온다는 것은 그야말로 ‘막가자는 심상이 아닌지’ 묻고 싶다.
지금도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학력차별에 의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많은 수의 국민들이 있으며 이로인한 부작용 때문으로 인해 대한민국 인재양성의 적소(適所)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서울대 철폐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때에 한나라당의 대변인이라는 사람이 학벌계급론을 주창하는 논리를 들고 나선 것은 국민들의 정서를 외면하는 자신들만의 정치를 하겠다는 것으로 밖에 볼 수 없다.
한국 정치의 성숙과 함께 정당 정치의 정체성을 위해 설화(舌禍)를 노린 자극적인 정치 희화화는 이제 그만 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