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식당(함바집)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강희락 전 경찰청장이 10일 검찰에 출두했다.
함바집 비리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여환섭)는 이날 오후 2시5분께 강 전 청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이 구랍 24일 강 전 청장에 대한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린지 17일만이다.
강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 앞서 '혐의 사실을 인정 하는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답했다.
이어 '지금 심정은 어떤가', '유모씨와 아는 사이인가', '집무실에서 금품을 수수한 사실이 있나', '경찰조직에 한마디 해달라'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어두운 표정으로 급하게 청사안으로 들어갔다.
강 전 청장은 2009년 함바집 브로커 유모씨(65·구속)로부터 경찰관 승진 인사 청탁 명목 등으로 1억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강 전 청장은 또 유씨가 구속되기 직전 4000만원을 건네 해외도피를 권유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앞서 검찰은 강 전청장의 소환에 대비해 그의 전 비서인 서울경찰청 이모 경감 등 비서진에 대한 조사를 통해 강 전 청장과 유씨가 10년 넘게 유지한 부적절한 친분관계를 증명할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강 전 청장을 상대로 유씨와 관계를 조사하고 인사청탁 등의 대가로 억대 금품을 받은 경위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날 조사에서 강 전청장의 혐의가 드러나는 대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르면 11일 이길범 전 해양경찰청장도 소환하는 등 이들 전직 경찰 총수에 이어 수사선상에 오른 전·현직 고위급 경찰 간부도 줄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