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결국 백지화됐다.
박창호 입지평가위원장은 30일 오후 정부과천청사 국토해양부에서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한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로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 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도출했다"고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신공항을 염원하는 영남 지역 주민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심정이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아직 시기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는 평가 결과를 이해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1단계 절대 평가 결과, 공항운영과 경제, 사회환경 등 3개 평가분야별 총점을 합산한 점수는 가덕도 38.3점, 밀양 39.9점이었다.
동남권 신공항 건설이 '백지화'로 결론난 가장 큰 근거는 '경제성'였다.
신공항 입지평가위원회는 밀양과 가덕도 두 후보지 모두 비용에 비해 경제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평가위는 "두 후보지 모두 불리한 지형조건으로 인한 환경 훼손과 사업비 과다로 경제성이 미흡해 공항 입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결론 내렸다.
밀양의 경우 수많은 산을 깎아야 하고 가덕도는 수심 30m의 바다를 메워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부담이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이에 앞서 지난 2009년 말 국토연구원의 분석 보고서에서도 비용대비 편익비율(B/C)이 가덕도의 경우 0.7, 밀양은 0.73에 불과해 경제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권 교체 때마다 우후죽순 건설됐던 지방공항들이 만성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경제성이 낮은 공항을 추진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한 것이다.
경제성 보다는 지역안배 차원에서 건설한 일본 간사이국제공항의 실패 사례도 참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간사이 공항은 22조원의 막대한 자금이 투입됐지만 지난해말 부채가 17조원을 넘어서는 등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
추진 시점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동남권 신공항은 오는 2027년 김해공항 처리 능력이 한계에 다다를 것이란 전망에 따라 추진된 사업이다. 하지만 미래 수요가 지금의 예측대로 이어질 것이란 보장이 없는데다 아직 시기적으로 16년이나 남아있다.
평가위는 이와 관련해 "국가적 차원에서 아직 시기와 여건이 무르익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이 한바탕 홍역을 앓으면서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지불한 동남권 신공항은 결국 경제성도 낮고 시기적으로도 적절치 않은 사업으로 결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