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정태영 사장은 고객정보 해킹 사건과 관련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침통한 표정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번 현대캐피탈 고객정보 유출사건이 일부 고객 비밀번호까지 유출됐다는 사실까지 밝혀져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 사장은 10일 오후 시내 여의도 본사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한 데 대해 고객에게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미 질책을 피할 수 없으나 사고를 막으려고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머리를 숙였다.
고객정보 유출이 밝혀진 뒤 회사의 대처과정에 대해서 정 사장은 “말못하는 것도 많고 답답한 것도 많지만 사건을 인지한 뒤 72시간 동안 30분도 허비하지 않았다"며 “아직 고객의 직접적, 금전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양해를 구했다.
특히 정 사장은 “지금은 해킹의 전모를 파악하고 제2의 해킹을 막는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질책은 하시되 지나치게 불안해 하지도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 사장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해킹 전모를 계속 확인하면서 추가 피해가 있는지를 확인하고 있으니 확인되는 대로 곧바로 알리겠다"며 "평소 고객정보 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철저함을 기한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정 사장은 "모든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회사의 역량을 다하겠다”며 "모든 최선의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덧붙였다.
현대캐피탈 고객정보대책위원장인 황유노 부사장은 피해 규모에 대해 “1차로 파악한 결과, 약 42만명의 성명, 주민번호, 이메일 주소 등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며 “이후 프라임론패스 고객 43만명 가운데 1만3천명의고객 비밀번호가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고 추가 피해가 더 있을 수 있으나 아직 확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추가 고객 정보유출 가능성에 대해서는 “처음에 해커 아이피(IP) 두개가 발견됐으나 추후 IP 숫자가 늘어나 그 IP로 접근한 것이 무엇이 있는지 전체 시스템을 확인하고 있다”며 “지금 파악된 숫자를 말하면 추가로 확인되면 또 달라질 수 있으니 정확하게 다 파악하고 이야기하겠다”입장을 선회했다.
IP가 두 개일 경우 범죄자가 여러 명일 가능성에 대해 황 부사장은 “수사 사항이어서 자세한 것은 말할 수 없으나 동일집단인 것은 확실하다”면서 2월부터 해킹이 이뤄졌다는 사실에 대해 “해킹 사실을 인지한 것은 7일 오전 9시 해커로부터 이메일을 받고서다”라고 말해 뒷북을 운운했다.
황 부사장은 “수사가 진행 중이고 2차 해킹 위협이 있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면서 금융감독원의 정보기술(IT) 감독기준 준수에 대해서는 “기준을 지키려고 최선을 다해왔다. 중요 정보에 대한 암호화도 철저하게 했다. 좀더 자세한 내용은 수사가 확정되면 그때 가서 이야기하겠다”고 말을 줄였다.
프라임론패스 번호, 비밀번호가 유출되면 고객 계좌 유출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고객 계좌번호가 해킹된 것은 없고 프라임론패스 송금은 본인 계좌로만 된다. 우리 회사와의 거래 외에는 활용되지 않는 정보”라면서 “해킹 시도나 론 시도가 일어나면 휴대전화로 고객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본인 확인 절차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부사장은 “이번 정보유출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데 모든 보안 조치를 취해 여러모로 막고 있다. 보안 조치를 강화했다”면서 내부 공모 가능성에 대해서는 “수사와 관련해 민감한 부분이어서 지금 밝히기 어렵다”고 입장을 나타냈다.
현대캐피탈측이 자체 파악한 해킹피해 고객 수는 7일까지 42만여명이었지만 추가조사결과 이날까지 집계한 피해고객의 수 만해도 43만 3천여 명이어서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가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다.
현대캐피탈은 피해 고객들에 대해서는 홈페이지와 고객이메일, 유무선 통신을 통해 해킹사실을 알리면서 포털 등에 개인정보 게시 차단협조를 요청했다.
패스번호와 비밀번호가 유출된 프라임론의 경우 범인들의 현금출금이 가능한 ARS 서비스를 아예 중단시킨데다 대출이 이뤄진다 해도 회원들 본인계좌로만 송금되기 때문에 일단 개인정보가 유출됐다고 하더라도 별도의 현금인출 등 추가 피해는 없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상담원 대출의 경우 대출직전 상담원들이 고객들에게 다시 전화를 걸어 본인여부를 확인하는 등 보안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같은 계열사인 현대카드의 경우 캐피탈과 다른 서버를 쓰고 있지만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서버에 대한 전체적인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