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일은행 직원입니다. 저희들 얘기 한 번 봐 주십시오!”
13일 점심시간, 서울 광화문 네거리 각 건널목마다 SC제일은행지부 조합원들이 분주히 움직였다. 조합원들은 A4용지 2장에 빼곡히 적힌 ‘SC제일은행을 사랑하는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이 같은 풍경은 강남역·명동·서울역·여의도·잠실역·종각 등 서울 전역 12곳에서 동시다발로 펼쳐졌다. 속초에서 17일째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조합원들 중 500여 명이 서울로 올라와 대국민 선전전을 벌인 것.
SC제일은행지부는 ‘국민들께 드리는 글’을 통해 “SCB는 제일은행을 인수하자마자 상장을 폐지했고 고객님들 덕에 하나하나 장만한 은행 자산 3천억원어치를 팔아먹었다”면서 “그럼에도 시장에는 예금금리는 낮고 대출금리는 높은 상품만 내놔 노조는 6년간 이런 영업정책 개선을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또 “그러나 SCB는 오히려 고객님들께서 만들어 주신 이익금 4,500억원을 배당금으로 가져갔고 고객 불편은 개의치 않는다며 27개의 영업점을 폐쇄했다”면서 “국민 여러분! 고객님! SCB에 대해 따끔한 회초리를 들어 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광화문에서 유인물을 나눠주던 한 조합원은 “이번에 점포 43개를 폐쇄했다는데 (점포폐쇄는)예전부터 계속돼 온 것”이라며 “파업이 끝나도 영업 재개를 안 할 거고, 이건 고스란히 고객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조합원은 파업 분위기에 대해 “(지금 속초는)갈수록 더 현장에서 싸워보자는 분위기”라며 “SCB는 이제 고객들을 상대로도 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노조 김문호 위원장도 종각에서 선전전을 함께 하며 조합원들을 격려했다. 김 위원장은 “SC제일은행지부의 싸움은 금융노조 전체의 싸움이다. 금융노조는 개별성과급제 도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면서 “금융노조가 SC제일은행지부 투쟁 승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SC제일은행은 여전히 성과급제 도입을 전제로 한 태스크포스팀을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파업은 더욱 장기화될 전망이다. 현재 금융노조 역사상 최장기 파업은 2004년 한미은행의 씨티은행 합병 반대 파업으로 18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