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값 폭락에도 꿈쩍않는 한우가격의 원인이 복잡한 유통구조 때문인 것은 알려진 사실. 그런데 유독 백화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폭리를 취해 한우값이 요지부동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도매유통 단계의 이윤이 3.8%인데 소매 수익은 무려 10배 넘는 38.5%에 달해 소값이 떨어져도 식탁에 올리는 한우값 하락을 체감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한국소비자연맹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시행한 '한우고기 유통가격 조사결과'를 19일 발표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1월 최우수 등급(1++) 한우는 100g당 도매가격이 1천607원으로 1년여 전보다 22.7%나 내렸음에도 백화점 가격(1만1천738원)은 0.9%, 대형 할인점(8천862원)은 12% 올랐다.
한우 도매가격 하락률 대비 소비자가격 인하율을 보면 1++, 1+, 1등급 등 상위 3개 등급의 한우 지육(머리·우족·내장을 제거한 고기) 도매가격은 구제역 파동 이전인 2010년 10월보다 20.4~22.7% 떨어졌다.
소비자가격 하락률은 1++등급 6%, 1+등급 12.2%, 1등급 15.6%에 그쳤다.
일례로 이 기간 1++등급의 100g당 도매가격이 2천79원에서 1천607원으로 급락(-22.7%)했지만 소비자가격은 9천74원에서 8천526원으로 6% 내려갔다.
같은 기간 1++등급의 유통업체별 가격변동은 백화점이 1만1천738원으로 0.9%, SSM은 8천862원으로 12% 올랐다. 대형할인매장(-7.5%), 슈퍼마켓(-9.8%), 정육점(-10.8%) 등은 값이 내렸지만, 하락률은 도매가 낙폭에 미치지 못했다.
백화점 중에는 롯데의 3개 등급 평균 가격이 1만1058원으로 가장 비쌌다. 신세계는 1만58원, 현대는 9657원이었다.4대 대형 할인점은 홈플러스(9167원), 롯데마트(7923원), 이마트(6971원), 하나로클럽(6885원) 순으로 3개 등급 평균가격이 매겨졌다.
횡성한우 한 마리 값을 기준으로 따졌을 때 유통수익은 2009년 37.5%, 2010년 40.9%, 2011년 42.3%로 매년 높아졌다. 도매단계 수익이 같은 기간 3.1%, 3.3%, 3.8%인데 반해 소매단계 수익은 34.4%, 37.6%, 38.5%로 수익증가 폭이 더 커졌다.
소비자연맹 관계자는 "1년 전과 비교해 유통비용의 증가가 거의 없음에도 소매 수익 비중이 늘어난 것은 판매업자의 이윤증가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