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신용대출 연체율도 3년여만에 가장 높아진 것으로 나타나 '빚 폭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4월 말 국내은행의 대출채권 연체율 현황(잠정)'에 따르면 원화기준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79%로 전월말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들어 넉달연속 상승(2011년 12월 0.61%, 1월 0.69%, 2월 0.74%, 3월 0.76%)한 것으로, 지난 2006년 10월 0.94% 이후 최고치다.
부동산 시세 하락 등의 영향으로 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집단대출 연체율이 상승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 4월 말 집단대출 연체율은 1.84%로 전월대비 0.4%포인트 올랐고, 전년동기 대비로는 무려 0.69%포인트나 상승했다.
지난달 소폭 떨어졌던 집단대출 제외 주택담보대출 연체율도 4월에는 0.43%로 전월 말보다 0.03%포인트 올라섰다.
담보 없이 돈을 빌리는 신용대출 연체율 역시 악화일로다. 4월 신용대출 연체율은 1.08%로 지난달에 비해 0.07%포인트 상승했다. 이 같은 수치는 2009년 5월의 1.17%이후 3년여만에 최고치다.
대출 연체율이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도 계속 높아지고 있다. 4월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지난달에 비해 0.05%포인트 뛰었고, 지난해 4월 대비로는 0.24%포인트나 올랐다.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2007년 2월의 0.93% 이후 5년 2개월만에 가장 높아진 상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악화된 건설, 부동산 경기가 집단대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고, 주택대출 연체율이 올랐다"면서 "주택대출 연체율 상승이 다시 전체 가계대출 연체율을 끌어올리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면서도 "다만 전체적으로 상승기조가 확산되고 있어 예의주시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