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한·중, 한·일 통화스와프를 2배로 늘리고, 한·중·일 국채 투자 프레임워크를 갖추는 등의 노력을 해서 대외 충격을 최소화하는 범퍼를 갖췄지만 아직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박 장관은 이날 취임 1주년을 맞아 정부과천청사에서 출입기자들과 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올해 초 다소 나아지는 듯 하던 유로존 상황이 최근 들어 다시 급격하게 악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내 경기 전망에 대해서 "솔직히 앞으로 한 두달 사이에 너무 많은 위험의 가능성이 있음을 다들 알고 있지 않느냐"며 "그(유럽에서의) 일들이 어떻게 전개되느냐에 따라 국내 경기의 하반기 모습도 상당히 영향을 받을 것 같다"며 "현재로서는 하반기 경제전망에 대해 말하기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리스 총선 후에 가닥이 잡히면 좀 더 자신감 갖고 하반기가 이럴 것 같다고 말할 수 있다"며 "하지만 총선이 끝난 뒤에도 그리스와 유로존이 계속 협상을 하는 상황이 이어지면 6월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이 발표될 때까지도 하반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요동치고 있는 국내 환율·주식시장에 대한 질문에는 "그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며 "장관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든 시장이 '불안한 상황이구나'라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에 말을 아끼고 싶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국회예산정책처가 공기업 민영화 지연으로 2013년 균형재정 달성이 어렵다는 보고서를 낸 것과 관련, "결론을 달리 내릴 수도 있다고 생각된다"며 "정부는 최대한 (5년 단위로 짜여지는) 중기재정계획에 맞추도록 노력할 것이고, 혹시 매각에 차질이 빚어져도 다른 세원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정부는 공기업 주식의 매각 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장관은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이 시장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는 "'스몰볼' 정책이라는 이름을 붙일 때부터 그 부분에 대한 묵시적인 이해가 있었다"며 "아직까지 입법조치가 완료되지 못했고 대통령령도 입법예고 단계이기 때문에 좀 더 기다린 후 효과 여부를 가늠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이 시행된 후에도 효과가 없으면 추가 대책을 내놓을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가정에 입각해서 답할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더 할 게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장관은 자신을 비롯해 고용노동부, 지식경제부 장관 등이 청와대에서 서별관회의를 갖고 현 정부 임기 내에는 무리해서 근로시간 단축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렸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그런 결론을 내린 적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답할 단계에 와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그는 이란산 원유 수입중단 가능성과 관련, "굉장히 많은 당사자들이 연관돼있고 경제 안보문제와도 관련되기 때문에 말을 아끼겠다"며 "국익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한글날을 공휴일로 바꾸자는 논의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것"이라면서도 "외국보다 우리의 공휴일 수가 많다"고 답해 부정적인 입장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