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대선 후보 간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한 대국민 소통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두 후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모바일웹 등 동원가능한 모든 수단을 통해 정책에서부터 캠프 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의견들을 모아 관심을 유도하고 있고 캠프 내 메시지 팀을 강화하는 등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모습이다.
또 문 후보는 자신이 주창하고 있는 5개의 문(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정치쇄신, 남북평화)을 열기 위한 정중동행보를, 안 후보는 혁신개혁을 위한 혁신행보를 이어가며 단일화를 앞두고 열띤 경쟁을 벌이고 있다.
SNS 소통에는 문 후보가 먼저 나섰다. 문 후보는 당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 후보로 선출되는데 모바일 심(心)의 혜택을 톡톡히 본만큼 본격적인 대선국면에서 이를 십분 활용하고 있다.
문 후보는 지난달 21일 자신의 주요 일정과 발언 등 최신 소식을 가장 빨리 접할 수 있는 모바일 창구인 '문톡(MoonTalk)'을 출시하며 넷심은 물론, 모바일심 잡기에 주력했고 아울러 경선 캠프 내에 디지털캠페인본부를 별도로 두고 SNS를 통한 소통강화에 주력했다.
문 후보는 같은달 19일 "정권을 교체해 집권할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첫 행정명령을 국민 공모를 통해 결정하겠다"며 '국민명령 1호' 프로젝트를 가동했고, 현재까지 인터넷과 모바일웹페이지를 통한 국민정책 제안은 2295건이 접수됐다.
이렇게 접수돼 선정된 국민명령1호는 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첫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의 첫 번째 행정명령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또 문 후보의 대선 선거대책위원회에는 조만간 비서팀과 함께 대국민 메시지를 담당할 메시지팀이 50~60명 규모로 꾸려지며,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는 이들이 활동할 공간이 만들어지고 있다.
안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안 후보는 최근 페이스북 언론담당 페이지인 '안스스피커'(http://www.facebook.com/ahnspeaker)를 연데 이어 23일 이 페이지를 통해 공개적으로 정책공모를 시작했다. 앞서 21일에는 선거캠프의 이름을 "국민 공모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밝힌바 있다.
안 후보 캠프의 정연순·유민영 공동대변인은 안스스피커에 올린 글에서 "어떤 정책을 했으면 좋겠다. 어떤 장소를 방문했으면 좋겠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면 좋겠다. 그 어떤 것도 좋다"며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무엇을 하겠다'라는 자세가 아닌 국민들로부터 정책을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을 폈다.
안 후보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금태섭 변호사는 안 후보에 대한 정치권의 검증공세가 시작되자 페이스북에 '진실의 친구들'이라는 페이지를 개설해 사안마다 조목조목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文 조용한 행보, 安 혁신행보
문재인 후보는 언론에 되도록 많은 노출은 자제한 채 조용하게 국민에게 다가가고 있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벤트성 일정을 잡기보다는 자신이 공약한 정책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부족한 점은 보완하는 이른바 정책, 민심행보에 주력하고 있는 것이다.
굳이 파격적인 행보를 기획하지 않고 국민들이 아픈 곳을 구석구석 누비는 진정성 담긴 행보에 역점을 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 후보는 추석 전 1주일이 사실상 추석민심을 가를 것이라는 주위 조언에도 불구하고 24일부터 연휴가 시작되는 29일 이전까지 후보 수락연설 때 밝힌 5가지 문(일자리, 복지, 경제민주화, 새로운 정치, 평화와 공존)을 열기 위한 '정책행보'에만 집중할 예정이다.
문 후보는 24일 오전 고(故)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 여사를 예방한 뒤 오후 2시 홍익대의 한 카페에서 시민멘토들과 타운홀미팅을 가졌다.
타운홀 미팅의 명칭은 '문재인의 동행'으로, 국민명령1호(www.peopleorder.net)에 정책을 제안한 유권자들이 참여했다.
문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대통령이 된 후 추진할 국민명령 1호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하고 시민멘토들로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 여사를 방문한 것도 지난 21일 구순(九旬)을 맞은 이 여사에게 생일축하 메시지를 전하고 추석 전 덕담을 듣는 수준이었을 뿐, 이벤트성 행보는 아니었다.
문 후보는 이날 타운홀미팅을 조용하게 치르려고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오히려 각 인터넷방송을 통해 미팅이 생중계되면서 토론이 진행된 2시부터 4시까지의 누적시청자가 6만 5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문 후보는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첫 공식행보로 17일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서울 구로구 구로디지털단지를 방문, 일자리 창출을 위한 각계 대표와의 간담회를 가졌다.
지난 16일 후보 수락연설 당시 자신이 열겠다고 밝힌 문 가운데 첫 번째 일자리혁명의 문을 열기 위한 걸음이었다.
문 후보의 두 번째 행보는 18일 오후 태풍 산바로 인한 산사태로 1명이 사망하는 등 각종 풍수피해를 입은 경북 성주를 방문해 피해민들의 아픔을 어루만진 힐링행보였다.
지난 19일에는 홍익대학교를 찾아 대학비정규직 노동자들과 간담회를 가졌고, 다음날은 노량진 고시학원가를 방문해 청년들의 어려움을 듣고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을 다음 정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다.
또 21일은 경기도 평택시 통복동 와락센터를 방문, 쌍용차해고노동자 및 가족을 위로하고 대화를 나누다 두세 차례 안경을 벗고 눈물을 닦아냈다.
문 후보는 23일에는 서울 마포구 망원동의 전통시장인 망원시장을 방문,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등을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는 25일 남북평화경제에 대한 메시지를 밝히기 위한 도라산역 방문을 진행하는 것을 시작으로 추석전까지 경제민주화 관련 민생현장 체험 등 민생·정책행보를 이어갔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24일 국민대 무인차량로봇 연구센터를 방문, 자신의 '혁신경제론'을 주장했다.
안 후보는 이날 서울 성북구 국민대 무인차량로봇 연구센터를 방문해 교수·학생들과 간담회를 갖고 무인차량을 직접 탑승하는 등 무인차량 연구에 대한 깊은 관심을 보였다.
안 후보는 무인자동차 분야를 개척해 온 교수들과 학생들을 만나 "무인자동차는 융합적 사고가 잘 녹아있는 분야인 것 같다"며 "혁신이 무엇이고 실제 사회문제를 풀기 위한 융합적 접근 방법이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 살펴보며 그런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사회안전망 제공을 통해 젊은 사람들이 안심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 창업에 뛰어들거나 중소기업이 발전하면 건전한 중산층이 나오고 거기서 혁신적 도전과 희망이 싹틀 것"이라며 "이것을 '혁신경제'라고 이름 붙였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중요한 것은 혁신"이라며 "과학기술의 근본적 정신은 도전과 혁신이다. 도전정신을 바로잡아 열심히 도전하게 만드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혁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안 후보도 앞서 지난 22일 수원 못골시장 방문 때는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민생을 살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