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마진 운운하는 보험사 횡포 심각
신규 보험 갈아타기식 ‘리모델링’ 계약자 피해 커
역마진이 운운하며 행해지는 생명보험사들의 횡포에 계약자들과 보험모집인들(생활설계사)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생보사들은 ‘역마진’이 중세
흑사병이라도 되는냥 호들갑을 떨고 있지만 금융감독원은 들은 척도 하지않고 있다. 왜냐하면 역마진을 논하기 아직 이른 시기이며, 역마진의
위험성도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이 영업정지중인 회사를 제외한 19개 생보사들의 2001년 1.4분기(4.1∼6.30)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자율차익은 1천971억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비록 대한생명 등이 제외된 것이기는 하지만, 지난해 2조7천696억원의
금리역마진이 발생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처럼 지난 1분기때 그동안 문제가 됐던 역마진현상이 일시적이나마 해소된 것은 주가상승에 따른 주가평가익
실현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생보사의 횡포 그러나 생명보험사들이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막대한 역마진 손실을 입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확정 고금리 저축성보험 비중이 높은 대형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설계사들에게 인센티브까지 부여해 가며, 기존 보험 계약 해지,
신규 보험 갈아타기 등을 적극 독려하고 있다. 1997~98년 집중 판매된 만기 5~10년의 대한 ‘파워저축보험’, 교보 ‘우대저축보험’,
삼성 ‘듬뿍저축보험’ 등은 연 9.5~10.5%의 고금리 보장을 내걸었지만 보험사들은 시중금리가 크게 낮아져 부담이 늘어나자, 중도해약을
할 경우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을 악용해 해약을 종용하고 있다. A사의 경우 최근 일선에 지침을 내려 ‘리모델링’이라는
미명하에 기존 계약자의 보험갈아타기를 독려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종신보험의 이점을 부각시켜 연 10%가 넘는 확정이율을 제시한 기존 고금리
보험을 해지하고 예정이율 연 6.5% 가량인 종신보험 등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설득하라는 것이 골자다. B사와 C사는 기존 고금리 계약해지
실적이 높은 영업소와 지점에 운영비를 추가로 지급하거나 보험설계사 평점을 올려주는 등의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 교보,
대한생명 등 이른바 ‘빅3’가 1997~98년 연 9.5%의 고금리로 판매했던 ‘듬뿍저축보험’, ‘우대저축보험’, ‘파워저축보험’은 올들어
계약 해지건수가 각각 3~5개월간 4,000건, 1만8,000건, 4,700건에 달했다. 기존 보험을 해약시키고 신규보험 가입시키는 구조의
생보사의 ‘리모델링’으로 상품 정보에 어두운 고객들이 고금리 계약을 해지하는 등 부작용과 피해가 커지고 있다. 일례로 99년 5월 8.5%
확정금리형 상품에 가입, 매월 15만4800원을 납입한 경우 납입보험료는 418만원인 반면 지금 해약하면 환급금이 288만원에불과해 130만원의
원금 손실을 보게 된다. 리모델링, 빛좋은 개살구 보험전문가는 “고객들은 당장 보험료를 적게 내고 보장을 많이 받을 수 있다는 말에 현혹돼
기존 고금리 계약을 해지하게 된다”며 “금리가 적게는 2%포인트에서 많게는 4~5%가량 차이나는 상황에서 보험사들의 이 같은 권유는 상도의에
어긋난 편법”이라고 말했다. 생보사가 리모델링을 강제하고 있는 이유는 한 보험사의 ‘해약유도 관련 언론사 보도 대응방안’이라는 내부문서에
잘 나타나 있다. 문서는 리모델링의 필요성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세대가입률이 86.4%로 포화상태이며, 신규 가입고객은 갈수록
축소되어 신시장의 필요성이 갈수록 확대됨. 보유계약이 신시장임’ 이 말은 새로운 가입자가 없이니 기존의 계약자를 새로 가입시켜 이익을 창출하라는
말이다. 전국보험모집인노동조합은 성명을 내고 “보험사들이 보험상품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계약자들을 현혹, 기존 확정 고금리 상품의 해약을
유도하고 있는 것은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횡포”라고 규정하고 보험회사의 자성을 촉구했다.
고병현 기자 bhgoh@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