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의 퇴직자를 영입한 일부 협력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한수원으로부터 총계약금액의 30%가 넘는 거액의 계약을 독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의원(인천부평갑)이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한수원 퇴직간부들이 재취업한 한전KPS 등 22개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에만 한수원과 4,666억원의 계약을 따냈다. 이들은 2013년에도 한수원으로부터 6,745억원의 계약을 따낸 바 있다.
이들은 건수는 작지만 거액의 계약을 독차지했다. 2014년 상반기 한수원 퇴직자 재취업 22개 업체의 한수원 계약건수는 56건으로 총계약건수(2,767건)의 2.0%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들의 계약금액은 4,666억원으로 전체 협력업체들의 총계약금액 1조 5,012억원의 31.08%를 차지했다.
이들 재취업업체들의 2014년 상반기 56건의 건당평균 계약금액은 83.3억원으로, 한수원 협력업체 총계약건수 2,767건의 전체건당평균 5.4억원의 15배에 달한다. 한수원 퇴직간부 재취업업체들의 건당계약금액이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2013년에도 한수원 퇴직자 재취업 22개업체의 계약건수(122건)는 총계약건수(5,543건)의 2.2%에 불과했지만, 계약금액은 6,745억원으로 총계약금액(2조 826억원)의 32.38%를 차지했다.
이들 재취업업체들의 2013년 건당평균 계약금액은 55.3억원으로, 한수원 협력업체 총계약건수 5,543건의 전체건당평균 3.8억원의 14배에 이르는 거액이다. 2011년부터 2014.6월까지 계산한 재취업업체들의 건당평균은 42.6억원으로 같은 기간 협력업체 총계약건수의 건당평균 4.0억원의 11배에 달한다.
이들 중 2014년 상반기 원전 정비공사 3,449억원, 2013년 UAE 시운전정비공사 1,336억원과 신고리·신월성 계획예방정비공사 677억원을 체결한 한전KPS는 2012년 11월 한수원 인재개발원 교수실장(1급)을 지낸 정00씨를 자문원으로, 2013년 5월에는 한울본부 발전소장(1급)을 지낸 진00씨를 자문원으로 영입한 바 있다.
문 의원은 “한수원 간부 재취업업체들의 건당 수주금액이 한수원 협력업체 전체 건당평균 수주금액에 비해 10가 넘는 것만 봐도 퇴직자재취업과 원전비리의 상관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며, “정부는 원전공기업의 퇴직자 재취업규제와 감시를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