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수기자] 1978년 고리1호기가 처음 상업운전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국내 가동원전 23기의 사고·고장 건수가 684건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후원전이 많아진데다 원전비리까지 겹쳐 원전가동율도 급격히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문병호의원(인천부평갑)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수원으로부터 받은 ‘국내 23기 가동원전 사고·고장 현황’에 따르면, 2007년 10년의 수명을 연장해 올해로 37년째 가동중인 고리1호기의 사고·고장 건수가 130건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고리1호기의 사고·고장 건수는 23기 원전 전체 684건의 19.0%를 차지했다.
사고·고장 건수 2위는 1983년 4월이 최초임계일로 올해 31년째 가동중인 고리2호기가 63건으로 나타났다. 고리2호기의 사고·고장 건수(63건)는 원전 23기 전체 684건의 9.2%를 차지한다.
사고·고장 건수 3위는 1982년 11월이 최초임계일로 2012년 11월 설계수명 30년이 끝나 지금 가동정지상태에서 계속발전심사를 받고 있는 월성1호기 52건, 1984년 9월 운영이 허가되어 가동 30년을 맞은 고리3호기가 52건으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한편, 한수원이 제출한 ‘최근 5년간 원전 호기당 연간 가동율’ 자료를 보면, 원전 전체의 평균가동율은 2011년 90.3%에서 2012년 82.3%, 2013년 75.7%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고리1호기와 신고리1,2호기, 신월성1호기, 한빛3호기의 가동율 저하가 두드러졌다. 고리1호기는 가동율이 ‘11년 87.8%에서 ’12년 51.2%, ‘13년 50.9%로 갈수록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에는 한울4호기가 가동율 0을 기록한 것이 가동율 저하의 주요 요인이 됐기만, 2013년에는 원전비리 등의 여파로 가동율이 뚝 떨어진 원전들이 많았다.
고리1호기가 2012년 51.2%에 이어 2013년에도 50.9%를 기록했고, 신고리1호기도 2012년 82.2%에서 2013년 26.7%로 55.5%나 떨어졌다. 신고리2호기도 2012년 99.9%에서 2013년 40.7%로 59.2%나 떨어졌다. 신월성1호기도 2012년 96.7%에서 2013년 38.3%로 58.4%나 떨어졌다. 한빛3호기도 2012년 79.6%에서 2013년 54.9%로 떨어졌다. 한울4호기는 2012년 가동율 0에서 2013년 38.4%로 늘어났다.
원전 가동율이 떨어진 것은 원전의 가동정지일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원전 전체 연간 정지일수는 2011년 737.2일에서 2012년 1412.6일로 92%나 늘어났고, 2013년에는 1948.6일로 다시 38% 늘어났다.
고리1호기는 2011년 44.7일에서 2012년 178.7일, 2013년 179.3일로 늘어났다. 신고리1호기도 2012년 65.2일에서 2013년 267.6일로 늘어났고, 신고리2호기도 2012년 0.1일에서 2013년 216.3일로 늘어났다. 신월성1호기도 2012년 5.0일에서 2013년 225.3일로 늘어났다. 한빛3호기도 2012년 74.6일에서 2013년 164.6일로 늘어났다. 한울4호기는 2012년 366일(가동율 0) 쉬었지만 2013년에도 224.9일을 쉬었다.
문병호의원은 “원전은 노후될수록 정비항목과 기간이 길어지게 마련인데 우리 원전은 비리까지 겹쳐 정지기간과 가동율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며, “정부는 원전의 안전성만 강변하지말고 차제에 원전의 안전성과 지속가능성, 경제성을 재검토해 노후원전부터 단계적으로 폐쇄하는 패러다임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