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신형수 기자]작년에 7개 시중은행이 거둬들인 중도상환 수수료 수입이 총 2,825억원으로 최근 5년간 최고치를 갱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0년 대비 31.9%가 증가한 규모다.
새정치민주연합 신학용 의원(인천 계양구갑)이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은행별, 연도별 중도상환 수수료 수입현황’을 분석한 결과, 시중은행들은 최근 5년간 중도상환 수수료 수입을 꾸준히 늘려온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2142억원에서 2014년 2825억원으로 31.9%나 수입을 늘렸다. 누적금액도 1조2,787억원이나 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정부가 은행들의 일률적인 중도상환수수료에 제동을 걸고 있는 것과 배치된다. 현재 정부는 서민들의 가계부채 질적 개선을 위해 고정금리대출전환을 유도하고 있다. 변동금리 대출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면 서민들은 은행에 중도상환수수료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시중은행들은 작년에 중도상환수수료 전체 수입의 67%(1,896억원)를 가계 중도상환수수료로 챙기며 막대한 수익을 올렸다. 최근 5년 동안 가계 중도상환 수수료 역시 64.9%(8,296억원) 수준이다. 특히 은행들은 대부분 1.5%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는데, 이는 12년 전 고금리 때 책정된 금리 그대로라는 점에서 수수료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고정금리로 전환하는 고객들이 많아지면서 은행들은 짭짤한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을 놓치기 싫은 눈치다. 실제로 금융위는 금감원과 함께 2013년 5월에 중도상환수수료 관련 TF를 꾸렸지만 1년 7개월 동안 은행들은 미동도 없었다.
결국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지자 국책은행인 기업은행만이 최근 수수료율 인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지난 5년간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이 줄어든 유일한 은행이기 때문에 실효성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문가들은 시중은행들이 동참하지 않은 상황에서 기업은행 혼자 수수료율을 인하해봤자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은행별로 구분해 볼 경우 가계에서 받은 중도상환수수료 수입은 국민은행이 가장 많았다. 국민은행은 최근 5년간 3,243억원이었고 이어 우리은행(2,334억원), 신한은행(2,031억원) 순이었다. 외환은행은 규모는 작지만 증가새가 가장 두드러졌다. 최근 5년간 20억원에서 107억원으로 다섯배나 증가했다.
신학용 의원은 “금융위가 아무리 고정금리 전환을 유도해도 당장 중도상환수수료를 낼 여력이 없는 서민들은 한 푼이라도 아끼려 변동금리로 남아있을 수밖에 없다”며 “금융위가 진정으로 가계부채의 질적 개선을 원한다면 시중은행의 중도상환수수료율부터 개선할 수 있도록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주택금융공사도 중도상환 수수료로 장사를 할 것이 아니라, 공기업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