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서울의료원이 응급실 진료비를 대형종합병원 대비 절반으로 낮추고 돈이 없는 시민도 우선 진료한다. 새벽에 고열로 밤새 고생하는 아이와 부모를 위한 '착한아기 새벽열내리기 프로젝트'도 시행한다.
서울의료원은 24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시민과의 9가지 혁신약속'을 공개했다. 먼저 누구에게나 열린 응급센터를 운영한다. 진료비 체납 여부나 환자의 지불능력에 상관없이 우선 진료를 제공하고 추후 환자 상황에 맞춰 분납 등의 방법으로 진료비를 받는다.
이와 함께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비급여 검사를 최소화해 대형 상급종합병원 대비 50% 이상 저렴한 진료비를 책정한다.
내년까지 간호사는 현재 27명에서 43명으로 늘리고 응급환자 전용병상도 기존 32병상에서 42병상으로 확대하는 등 응급의료시스템도 강화한다.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보통 대형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응급진료비는 20만원이 훌쩍 넘는다"며 "응급진료시스템을 개선함과 동시에 가격도 10만원 초반대로 절반 수준을 유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유아 대상 심야 새벽 상담 및 방문간호 프로젝트인 '착한아기 새벽열내리기'도 시행한다. 영유아 전용 119의 형태로 직접 찾아가는 방문간호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선 심야(밤 11시~새벽 5시)에 아기고열이 발생하면 전문의와 경력 간호사가 전용 핫라인으로 야간 전화 상담을 하고 전용 차량 2대를 배치해 필요할 경우 직접 집으로 찾아간다.
소아청소년과 의사와 경력 간호사를 배치해 전문적인 진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어머니자원봉사단, 유휴간호사 등 지역사회 인적자원을 활용해 시민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일단 올해 중랑구 시범사업 후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김 원장은 "올 하반기부터 중랑구에서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내년에는 몇 개 자치구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며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려면 동네 병원 등 여러 이해기관들과 협조가 필요한데 일단 시범사업을 성공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간병 부담을 줄인 환자안심병원은 포괄간호서비스 병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전국적으로 확대한다.
포괄간호서비스는 병원의 책임 하에 전문간호사가 간호·간병 서비스를 24시간 전담해 개인적인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직접 간병하지 않고도 환자가 입원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특히 포괄간호서비스 수가가 적용되면 월 280만원인 간병료가 최대 월 27만원으로 절감돼 간병비 부담이 1/10로 대폭 경감된다.
김 원장은 "OECD 국가 중에서 가족이 직접 간병을 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며 "아직까지 환자안심병원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시민들이 많아 널리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시 산하 13개 의료기관의 진료협력시스템을 통해 진료 및 영상정보를 공유, 중복검사비용을 절감한다.
병원을 옮길 경우 진단서, 검사기록 등을 별도로 준비하지 않아도 돼 서류 발급비용 1만원과 중복검사에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병원 실무자, 의료서비스디자인 전문가, 시민자문단이 뭉친 '시민공감혁신센터'를 설치, 6월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한다.
환자 진료서비스와 장애인 편의 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예를 들어 실제 진료과정을 촬영해 의사의 말투, 태도, 눈맞춤 등을 분석, 문제점을 개선한다.
답답한 속마음을 풀지 못해 힘들어하는 시민들을 위한 '110분 속마음버스'도 운영한다. 2018년까지 4000명 시민의 갈등 해소를 목표로 운영하며 그 내용을 케이스별로 정리해 갈등 해소 매뉴얼을 구축할 계획이다.
시 산하 의료기관의 의료장비, 의약품 등 각종 구매물품을 통합 구매하고 유휴 및 고가의 의료장비를 공동 활용해 2018년까지 시민세금 715억원을 절감한다는 계획도 내놨다.
이밖에 서울시설공단과 함께 장례식장-화장시설-시립묘지를 연계한 통합장례시스템을 구축, 착한 장례비 50% 모델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의료원은 1977년 강남구 삼성동에 개원했으며 2011년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전, 623병상과 8개 전문센터 24개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이번 혁신발표는 서울시 혁신 시리즈 '함께혁신' 제8탄으로, 18개 서울시 산하 투자, 출자·출연기관 중엔 SH공사, 서울시설공단에 이어 세 번째 발표다.
박원순 시장은 "공공의료가 시민들의 삶에 있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는 새삼 말할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서울의료원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민이 돈이 많든 적든, 어느 지역에 살든 건강하고 오래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