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상미 기자]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사망한 환자 수가 2명 추가돼 총 9명으로 늘었다.
추가 사망자는 격리 치료를 받기 전 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여러 병원을 돌아다닌 환자들인데다, 전날까지 병세가 심각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때문에 당국의 허술한 환자 관리 체계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비판이 높아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90번(62)과 76번(75·여) 환자가 치료 도중 숨졌다고 10일 밝혔다.
8번째 사망자인 90번 환자는 알콜성 간경변과 간암 병력을 갖고 있었고, 대전 을지대학교병원 중환자실에서 격리 치료를 받던 중 상태가 악화돼 사망했다.
이 환자는 5월27일 삼성병원에 내원했다가 6월1일부터 자택격리가 됐지만, 발열이 나타나 이틀 후인 3일 옥천제일의원에서 진료를 받았고, 증세가 악화돼 옥천성모병원과 을지대학교병원 응급실을 경유해 중환자실로 입원했다.
9번째 사망자인 76번 환자는 6월6일 호흡 곤란으로 건국대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뒤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
다발성 골수종을 앓고 있던 이 환자는 5월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에 다녀간 뒤 6월5일 발열 증상이 나타나 강동경희대병원 응급실을 거쳐 건국대병원으로 옮겨졌다. 발열 증상이 발현되기 전인 5월28일부터 1일 사이에 한 요양병원에도 들렀었다.
문제는 숨진 90번과 76번 환자 모두 당국의 감시 대상에 포함됐는데도 여러 병원을 돌아다녔다는 것이다.
90번 환자의 경우 감염 의심자로 분류돼 자택격리 하던 도중에 증상이 발현됐지만, 보건소에 연락을 취하지 않고 이곳 저곳의 병원을 떠돌았다.
이에 보건당국은 90번 환자가 경유한 병원 2곳을 다녀간 사람을 추적 조사를 하고 있다. 현재 을지대병원 중환자실은 코호트(cohort·병원 내 격리) 격리가 된 상태다.
76번 환자 역시 6월3일부터 감염 의심자로 분류됐지만 보건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여러 병원을 갔었다. 6월 6~7일 이틀 간 전화했으나 연결이 닿지 않았다고 보건당국이 밝히면서 허술한 관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었다.
보건당국은 숨진 76번 환자가 거친 2곳의 병원(강동경희대병원 239명·건국대병원 147명)에서 직·간접적으로 노출된 총 386명을 접촉자로 추가 분류해 격리 관찰하고 있다.
게다가 두 환자 모두 전날 보건당국이 파악한 '상태 불안정' 환자 명단에는 포함돼 있지 않았었다.
전날 보건당국이 밝힌 상태가 불안정한 환자는 9명이다. 그 대상자는 11번(79·여), 23번(73), 24번(78), 28번(58), 42번(54·여), 58번(55), 74번(71), 81번(62), 83번(65)이었다.
두 환자가 60~70대 고령인데다 지병이 있어 병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고는 하나, 그동안 메르스 대응 과정에서 당국이 여러 차례 무능함을 보여준 터라 확진자에 대한 관리도 허술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