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송경호 기자] 탤런트 정준호(45)와 정웅인(44)이 영화 '두사부일체' 이후 14년 만에 다시 만났다. 또 조폭이다.
MBC TV 새 수목드라마 '달콤살벌 패밀리'(극본 손근주 김지은)는 밖에서는 조직폭력배 보스로 위풍당당하지만, 집에서는 아내와 자식들에 치이는 서열 4위 힘없는 가장의 이야기다.
16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엿본 '달콤살벌 패밀리'는 예상 그대로였다.
영화 '두사부일체'와 '가문의 영광' 시리즈를 떠올리는 주연들의 사투리와 몸 연기는 훌륭하지만 식상했고, 매번 조폭을 소재로 한 작품이 나올 때마다 불거지는 폭력 미화를 우려할 여지도 충분하다.
하지만 강대선 PD는 "조폭 누아르를 기대하는 시청자들은 오히려 심심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조폭 보스는 다른 드라마와는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설정일 뿐이고 그저 평범한 중산층 40대 가장이 먹고 사는 이야기와 다양한 인간 군상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폭력은 나쁜 거라는 걸 분명히 해야된다는 저와 작가님의 입장이 있었어요. 설정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아니라면 폭력 장면은 배제했고요. 중산층 가족의 애환을 주로 다뤘습니다."
정준호가 충심파 보스 '윤태수'를 연기한다.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폭력조직에 몸을 담아 백방으로 뛰지만 아내의 잔소리와 아이들의 구박에 치이는 인물이다. 가족을 위한 일이 가족에게 고통으로 돌아오자 부끄럽지 않기 위해 새로운 삶을 결심하게 된다. "저도 가장으로서 가족을 책임지는 위치에서 이 드라마를 찍으면서 많은 걸 느꼈습니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하잖아요.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 밖에서 힘든 일, 거친 일을 모두 무릅쓰는 모습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족 서열 1위인 아내 '김은옥'은 배우 문정희(39)가 맡아 드라마 '마마'(2014) 이후 다시 한 번 정준호와 호흡을 맞춘다. 남편 대신 착한 일을 하려고 여성봉사단체를 만들어 일하며 몸을 사리지 않는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윤태수'의 라이벌 '백기범'은 정웅인이 연기한다. 사사건건 아버지에게 '태수'와 비교당하고 첫사랑이자 전처 '이도경'(유선)까지 '태수'와 엮여 견제와 질투가 심해지는 인물이다. "'세친구' '두사부일체'를 거치면서 제 코미디는 바닥을 드러냈다고 생각했는데 대본의 힘에 묻어갈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출연을 결정했습니다. 40대, 더 나아가 50대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가 나오는 데 '달콤살벌한 연인'이 시작이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재밌고 공감대를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통해 좋은 결과 나올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드라마에서 유일하게 제대로 된 러브라인은 양쪽 집안의 아들과 딸 '윤성민'(이민혁)과 '백현지'(방민아)가 이끈다. 음악을 매개로 친해지지만 아빠끼리도, 엄마끼리도 사이가 좋지 않은 탓에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출할 예정이다.
'그녀는 예뻤다' 후속으로 18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