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이 셀트리온의 지분에 대한 두 번째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을 단행하면서 셀트리온의 투자심리가 주춤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힘쓰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의 2대 주주 테마섹은 지난 23일 주식시장 개장 전 전 블록딜 방식(시간외 대량매매)으로 100% 자회사인 아이온인베스트먼트를 통해 보유 중인 셀트리온 주식 362만5천주(지분율 2.9%)를 국내외 기관투자가에게 매각했다. 할인율은 8.0%, 총매각대금은 8천953억7500만원에 이른다.
이번 블록딜은 지난 3월6일 테마섹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지분 일부를 매각하던 비슷하다. 당시 테마섹은 보유하고 있던 셀트리온 주식 224만주(1.79%)와 셀트리온헬스케어 주식 290만주(2.10%)를 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한테 1조693억원어치 주식을 팔았다.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골드만삭스가 블록딜을 주관했으며 할인율은 9%로 적용됐다. 또한 보호예수(락업) 기간은 180일로 설정됐다.
테마섹은 이번 블록딜을 통해 셀트리온의 지분율은 12.44%에서 9.60%로 줄였지만, 1차ㆍ2차 블록딜 합산, 약2조원에 가까운 돈을 벌어들였다.
이같은 테마섹의 움직임은 투자자들의 심리를 흔들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계열사 주가가 24일 오전11시15분 기준, 일제히 하락한 것이다.
테마섹의 셀트리온 주가의 고성장 지속 여부에 어느 정도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존재한다. 테마섹이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180일 이후에 추가 지분 매각에 나섰기 때문이다.
테마섹의 이번 일부 지분 매각으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투자심리가 악화하자 셀트리온 측도 적극 진화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23일 회사 홈페이지에 “테마섹 측으로부터 지분 일부 매각 추진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금번 테마섹의 지분 일부 매각은 셀트리온의 본질적인 기업가치와는 무관한 사안으로서, 주주님들께서 상기 소식에 따라 불필요한 오해나 확대 해석은 자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고 밝혔다.
테마섹과 셀트리온은 어떤 인연?
테마섹은 오늘의 셀트리온을 만드는데 도움을 준 초기 투자자이자 은인(?)이다.
셀트리온은 창업주인 서정진 회장이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어들기 위해 2002년 세운 회사이다. 그러나 서 회장은 사업초기부터 심각한 자금난을 겪었다. 서 회장은 2008년 금융위기까지 닥치자 “사채까지 끌어다 써야 했을 정도로 힘든 버티기의 연속이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 때 구원수로 등장한 것이 바로 테마섹이다. 테마섹은 셀트리온에 2010년과 2013년에 총 3574억 원을 투자해 ‘셀트리온 신화’를 만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