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면역치료제를 개발하는 제넥신과 유전자 교정기술 기업인 툴젠간 합병이 무산됐다.
제넥신은 20일 툴젠과의 합병 계약을 해제했다고 공시했다.
두 업체 모두 합병으로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했던 만큼 의외의 결과로 아쉬움을 삼키고 있다.
양사는 지난달 30일 각각 임시총회를 열고 합병안을 가결했다.
하지만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로 주식매수대금이 합병계약서상 금액(제넥신 1,300억 원, 툴젠 500억 원)을 초과하면서 계약이 해제됐다.
주식매수청구권이란, 합병·양도 등 주주의 이익과 중대한 관계가 있는 사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갖는 주주가 회사에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정당한 가격으로 매수해 줄 것을 청구하는 권리를 말한다.
합병회사의 주식을 보유하길 원치 않은 주주들이 당초 예상보다 많았던 것이다. 19일까지 매수를 청구한 주식 수는 제넥신이 보통주 344만2,486주, 우선주 146만5,035주였고 툴젠이 보통주 151만3,134주였다.
문제는 주가였다. 주식평가액이 각각 제넥신 6만5,472원, 툴젠이 7만8,978원인데 반해 19일 기준 주가는 제넥신이 5만2,500원, 툴젠이 5만3,500원에 그쳤다.
당연히 다수의 주주들은 현재 주가보다 높은 수준으로 설정된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차익을 실현하길 바랐다.
일반적으로 합병이 예상되면 기대심리로 주가는 주식평가액을 상회하지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조치 등 불안한 국내외 경제상황으로 증권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어 양사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합병 계획이 알려진 지난 6월 제넥신의 주가는 한때 7만6,0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비록 합병은 무산됐지만 양사는 신약 공동개발로 협력관계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면역항암제와 유전자백신에 강점을 갖고 있는 제넥신과 국내 유일 3세대 유전자가위 기술을 보유한 툴젠의 협력은 차세대 카티(CAR-T) 세포치료제 개발에 시너지 효과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