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입찰이 마감됐다. 대한민국 제2 국적항공사를 두고 대기업들이 뜨거운 관심을 보일 것이라는 세간의 전망과는 달리 다소 김이 빠진 모양새다.
지난 3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예비 입찰이 마감됐다.
입찰에는 애경그룹과 사모펀드 KCGI, 미래에셋대우-HDC현대산업개발만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돼 3파전으로 압축됐다.
유력한 인수 후보군으로 거론됐던 SK그룹과 GS그룹, 한화그룹 등 굵직한 대기업은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그룹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이 항공유를 공급하고 SK하이닉스의 반도체 물량이 항공 운송으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그룹 차원 시너지 효과를 위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GS그룹과 한화그룹도 각각 주요 계열사가 정유업과 방산산업인 만큼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군침을 흘릴 것으로 예측됐으나 결국 이들 대기업은 일제히 불참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전 흥행 실패가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와 녹록치 않은 항공 산업 전망, 그리고 그에 비해 비싼 인수가격 탓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재무 상태는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는 지난 2분기 기준 총 9조5,988억 원으로 부채비율은 660%에 달했다.
심지어 아시아나항공이 운영중인 항공기 85대 중 소유한 항공기는 19대 뿐이고 대부분 항공기가 리스(임대) 상태라는 점도 약점을 꼽힌다.
부정적 향후 전망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시아나항공은 포지셔닝에 상당히 애를 먹고 있다. 장거리 노선에서는 여전히 대한항공에 밀리고 있으며 단거리 노선에선 저가항공사(LCC)에 점유율을 잃고 있다.
실제 예비입찰에 뛰어든 HDC현대산업개발은 입찰 참여 발표 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4일 오후 2시 기준 전일 종가대비 1.38%가 빠졌다.
그만큼 업계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는 반증이다.
그에 비해 인수가격은 만만치 않다.
이번 매각은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에어서울·에어부산 등 자회사 6개를 모두 인수하는 조건으로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주식 31%와 아시아나항공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발행한 신주를 인수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구주 인수비용만 4,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신주 발행액과 경영권 프리미엄 등이 붙으면 최종 인수 가격은 약 1조5,0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심지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투자한 5,000억 원과 향후 투자금액까지 감안하면 인수가격은 2조 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