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장혁 기자] 기업의 이윤 추구와 무관하고 주로 평판관리에 활용되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CSR)이 180도 대우가 달라졌다.
CSR은 기업이 생산과 영업을 통한 이윤 창출활동을 할 때 환경 보전과 소비자 보호, 지역사회 발전을 비롯한 폭 넓은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자선, 기부, 환경보호 등 사회공헌활동으로 나타나는데 CSR이 기업의 생존을 위한 지속가능경영(Corporate Sustainability Management) 패러다임의 핵심요소로 자리 잡게 된 것이다.
글로벌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브랜드 가치 외에 경영투명성과 윤리경영, 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소통하고 협력하는 공생의 길을 걷고 있다.
우리 기업들은 어떤가.
브레이크 고장 난 8톤트럭처럼 성장만 위해 사지로 내달리는 모습은 아닐까.
2015년부터 CSR 활동을 중기 계획(Mid-Term Plan for CSR Promotion)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우리에겐 게임업체로 알려진 닌텐도다.
닌텐도의 브랜드 가치 순위는 272(Brand Finance)위인데 반해 CSR 순위(Reputation Institute)는 31위를 기록했다.
주먹구구식이 아니다.
CSR 활동 대상을 6개로 구분했다.
고객, 거래처, 직원, 차세대(환경), 지역사회, 주주와 투자자를 대상으로 활동 내용과 방법·수단을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CSR 추진 중기 계획 1단계는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진행됐다. 2018년부터 진행되는 2단계에서는 3개의 단계로 나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1단계는 CSR 문제를 식별하고 2단계에서는 CSR 우선순위 영역을 확인하고 지정했다.
3단계는 최종적으로 CSR 중점 항목을 결정하게 된다.
글로벌 CSR 미팅에서 각국의 CSR 책임자가 합의하고 사장의 승인을 얻어 결정되는 구조다.
닌텐도는 단독 부서가 CSR을 추진하지 않고 모든 부서가 협력해 관련 분야의 활동을 함께 하고 있다.
CSR 프로젝트팀이 구성된 이유다.
CSR 활동을 글로벌로 추진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에도 CSR 팀과 CSR 담당자를 배치했다.
나라별 활동 사항이 공유되며 필요에 따라 닌텐도 본사 경영진에게 보고되는 체계를 갖췄다.
미국 닌텐도는 여러 부서의 직원으로 구성된 ‘NGiving Committee'라는 사회공헌위원회가 다양한 단체의 활동을 지원한다.
직원이 자선 단체에 기부할 경우 회사도 같은 금액을 기부하는 '매칭 기프트 제도’를 운영하고 개별 직원의 사회공헌활동도 지원하고 있다.
또 25년 이상 ‘스타 라이트 어린이 재단’에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난치병 어린이와 가족을 위해 함께 닌텐도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는 팬 센터도 제공했다.
팬 센터는 게임기와 TV 화면이 일체형으로 된 장비로 병원 내에서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미국 닌텐도와 닌텐도캐나다는 사회적 약자의 삶의 질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United Way'라는 단체도 계속 후원하고 있다.
유럽 닌텐도는 자선 단체와 교육 기관 등 다양한 단체를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어린이에 대한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 밖에 입원 중인 아이들을 위해 병원에 게임기와 소프트웨어도 제공하고 있다.
닌텐도 스페인, 닌텐도 이탈리아, 닌텐도 네덜란드도 정기적으로 아픈 어린이들에게 자사 제품을 제공하고 있다.
닌텐도 호주는 ‘스타 라이트 어린이 재단’ 지원 외에도 자녀의 직업 선택을 위해 10대 학생을 위한 인턴십도 실시하고 있다.
또 게임을 하며 소통을 늘리기 위해 도서관 놀이방 게임기와 소프트웨어를 제공했다.
닌텐도는 ‘Putting Smiles on the Faces of Everyone Nintendo Touches’가 기업의 모토다.
닌텐도와 관련된 모든 사람을 미소짓게 만들어 주겠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CSR은 현재진행형이다.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CSR 중점 실행 항목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수준을 높이는 작업이 계속된다.
2021년 이후에는 더 많은 사람의 얼굴에 미소를 짓게 할 계획이다.
닌텐도는 미소짓기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