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주한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를 코앞에 두고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쟁준비”를 군부에 독촉했다.
18일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최근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저격병구분대 공수낙하 훈련을 현지지도했다.
김 위원장은 만족감을 표한 뒤 “용맹스럽고 미더운 진짜배기 싸움꾼들”이라며 “훈련과 판정을 해도 실전과 같은 극악한 환경 속에서 진행하여 실지 인민군 부대들의 전쟁준비 능력을 향상시켜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수부대는 철저한 공격용 부대다. 앞서 16일 다수 북한 매체는 김 위원장이 ‘조선인민군 항공 및 반항공군 비행지휘성원 전투비행술경기대회-2019’도 참관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의 “전쟁준비” 발언은 지소미아 종료 시일(22일 자정)을 앞두고 나와 주목된다.
17일 한미는 이달 중 예정된 연합공중훈련 연기도 결정했다. 문재인정부는 한국 정부로서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에도 불참했다.
강경화·정경두도 우려 목소리
한미 정계에서는 지소미아 파기가 한국의 자충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은 근래 국방부, 국무부 수뇌부를 일제히 한국에 파견해 지소미아 연장을 압박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소미아 종료는 한미동맹을 훼손하는 자해적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주한미군 철수 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정부에서도 지소미아 종료가 이적(利敵)행위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 8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강경화 외교부장관은 지소미아 종료로 북한, 중국이 안보이익을 보느냐는 김석기 한국당 의원 질문에 “그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은 지난달 18일 국회 법사위 군사법원 국정감사에서 지소미아가 한국에 필요하냐는 김도읍 한국당 의원 질의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밝혔다.
요지부동의 靑·백악관...여론도 “찬성”
각계 우려에도 청와대는 요지부동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만나 “일본과의 군사정보 공유는 어렵다”고 못 박았다.
한국에 지소미아 연장, 주한미군 방위비분담금 증액을 동시에 요구하는 백악관 등 미 정계에서도 선(先) 지소미아 파기, 후(後) 주한미군 철수·감축론이 나오고 있다.
13일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민주)은 <동아일보>에 “아직 움직임이 있는 건 아니다”면서도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된 수사(rhetoric), 중얼거림(muttering)은 존재한다”고 밝혔다.
또 “지소미아 종료 시 한미동맹 약화, 효율성 저하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대선 유력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뒷조사를 우크라이나에 요구한 혐의 등으로 현재 탄핵조사를 받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연루 의혹도 사고 있다.
갖은 논란 속에서도 지소미아 파기 찬성여론이 반대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5일 전국 성인남녀 1만4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응답률 4.8%.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4.4%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찬성이 55.4%로 반대(33.2%)를 웃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