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야권에선 유력 주자의 등판과 함께 선거 열기가 고조되면서 군소 후보들의 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등 제1야당인 국민의힘 밖 주자의 행보가 크게 주목을 받으며 당 안팎의 후보 간 ‘수 싸움’이 치열한 형국이다.
이준석 대표, 당내 대선체제 본격화…홍준표 복당
국민의힘 지도부는 우선 당내 주자들을 중심으로 대선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6월 24일 최고위 만장일치로 대권 주자인 홍준표 의원 복당을 승인한 데 이어, 지난 6월 25일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와 만찬을 갖고 대선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
윤석열 전 총장 입당과 관련해서도 압박과 달래기를 통해 입당을 촉구하며 외연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공당으로서 진행하는 일정이 있기 때문에 특정 주자를 위해 일정을 조정하기는 어렵다는 것을 계속 공지하고 있다”며 경선 일정에 조속히 참가할 것을 압박을 한 반면 윤 전 총장 영입을 맡은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홍 의원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의 윤 전 총장 비판에 반박하며 러브콜을 보냈다.
범야권은 현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필두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유승민·장성민 전 국회의원, 하태경 국회의원, 원희룡 제주지사에 이어, 국민의힘에 복당한 홍준표 전 대표가 복귀 일성으로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홍 의원은 지난 29일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 전국 8천여 명을 심층 면접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는 국민 보고대회를 열고, “시대 정신과 미래 비전을 담은 ‘미래 비전서’를 대선 출마 선언에 맞춰 발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총장 본격 민심투어…‘J형 꼭 좀 나와주세요’
윤 전 총장은 지난 3월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후로 측근을 통한 ‘전언 정치’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메시지를 둘러싼 오해나 ‘X파일’ 논란 등 겹겹이 악재로 벼랑 끝으로 몰리던 중에 대권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이른바 ‘X파일’ 의혹에 대해 회피하지 않고 정면돌파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실체가 불분명한 X파일에 대해서는 “문건을 아직 보진 못했다”면서도 “만약 그것이 출처 불명의, 아무 근거 없는 일방적인 마타도어를 시중에 유포한다든가 하는 건 국민께서 다 판단하실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격 검증대에 오른 윤 전 총장이 각계 현안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고 ‘X파일’ 등 일각의 공세를 돌파하는 리더십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에 따라 지지율이 흔들릴 수 있다. 그 지지율 추이에 따라 국민의힘 입당 시기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총장은 정치 참여 선언 이후 민심투어에 나선다. 7월에는 여권의 심장인 광주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사퇴한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출마를 굳힌 것으로 보여진다. 최 원장을 돕는 조대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한 매체에 “5일 서울을 시작으로 각계 인사들과 지지선언을 한다. 서울 행사는 이미 세팅됐다”라고 전했다. 부산울산경남(PK)지역에서도 지지 선언 행사가 예정돼 있다.
최 전 원장은 경남 진해 출신으로 영남권에서는 윤석열 전 총장과 대결할 야권의 유력 대선 주자로 기대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인지도와 조직력에서는 최 전 원장이 약체인 탓에 국민의힘에 조기 입당할 거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국민의힘 안팎의 친박계 전현직 의원들이 세력화해 최 전 원장의 입당에 힘을 보탤 것으로 알려졌다.
‘0’선 대통령 나오나
현재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이재명 경지도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모두 ‘0’선이다. 이들 중 한명이 내년 3월 대선에 승리한다면 1987년 대통령 직선제 개헌 이후 첫 ‘0선 대통령’이 된다.
0선 대선주자가 ‘직업 정치인’보다 주목을 받는 이유는 기성 정치권을 불신하는 국민이 인물과 정치 교체를 갈망하고 있고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크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이들이 기성 정치권에서 한 발 떨어져 있다는 점이 오히려 정치권 불신이 팽배한 국민에게 어필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0선 대선주자들은 비록 정치 경험은 전무하지만 다선 의원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 전 총장은 현 정권과 맞서는 뚝심과 추진력을 보여주면서 시대정신인 공정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는 이미지를 굳혔다. 또 다른 야권 대선주자와 달리 적폐 청산을 주도해 보수 진영 입장에선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카드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