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뉴스 신선 기자] 긴급사태 발령 지역 확대에도 불구하고 도쿄올림픽이 한창 열리고 있는 일본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다.
마이니치 신문은 도쿄올림픽으로 개최지 도쿄(東京)도의 자제 분위기가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지난 27일 도쿄 시부야(渋谷) 거리에서 쇼핑을 하던 회사원(32)은 신문에 "일본인이 활약해 흥분하는 모습은 자숙과 정반대다. 친구와 만나거나 쇼핑하러 나가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지역에서는 음식점은 오후 8시까지 영업시간을 단축해야 한다.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의 음식점은 오후 7~8시가 되면 저녁을 먹는 직장인들로 만석이 된다.
한 직장인(33)은 신문에 "(긴급사태) 선언도 이제 4번째다. 모두 익숙해졌다. 이 이상 참을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지바(千葉)시에서 도쿄로 통근한다는 회사원(20)은 "올림픽으로 축제 분위기인데 감염 방지를 위해 참으라니 무리가 있는게 아니냐"고 말했다.
쓰쿠바(筑波) 대학의 하라다 다카유키(原田隆之) 임상심리학 교수는 사람들이 긴급사태에 익숙해진 점, 올림픽 개최와 외출 자제 요청이 모순되는 점을 지적하며 긴급사태 효과를 의문시 했다. 그는 "인간은 모순을 느끼고 불안정한 심리 상태가 되면 자신에게 유리한 것만을 수용하는 경향이 있다. 올림픽의 열광에는 공감해도 (외출) 자제 요청은 흘러넘기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했다.
긴급사태 발령 지역 확대에도 효과 미지수
요미우리 신문은 도쿄도에 지난 12일 4번째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후 국민이 의식을 바꾸는 '어나운스 효과에 그늘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즉, 긴급사태 선언 선포 자체에 대한 효과에 금이가고 있다는 것이다.
4번째 코로나19 긴급사태 선언이 발령된 후 도쿄의 인파는 크게 줄지 않았다.
후생노동성 조언기관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7월 12일 4번째 긴급사태 발령 다음 주 도쿄도 번화가 인파는 전주에 비해 15.8% 줄었다. 4월 25일 3번째 긴급사태 발령 당시 40.7%가 감소한 데 비하면 줄어든 모습이다.
일본 정부는 감염 대책이 철저히 지켜지지 못해 감염 확산이 발생했다고 보고있다. 특히 외출자제에 대한 피로감과 중증 위험이 낮다고 알려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위기 의식이 저하된 점이 배경에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행동 범위가 넓은 20~30세 젊은 세대가 감염 확산의 중심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전염력이 강한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는 점도 감염 급확산의 원인이다.
국립감염증연구소에 따르면 도쿄도 등 수도권 4개지역의 감염자 가운데 델타 감염 비율은 지난 6월 말 30% 안팎이었다. 이달 중순에는 70%까지 뛰었다.
전문가들도 효과있는 대책을 찾지 못해 사면초가 상태다. 전문가들은 "무엇을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머리를 싸매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중위생학의 한 전문가는 마이니치에 "감염의 정점이 보이지 않는다. 인파가 조금 줄어든 정도로는 이 델타 바이러스의 감염자를 줄일 수 없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