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3선 중진이었다가 한나라당 간판으로 출마한 김원길 의원을 8,000여 표차로 눌러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오영식(吳泳食·37) 당선자는 전직 의원의 경력이 있는데 매우 서민적이라는 평을 들어 왔고 선거운동 역시 이색적이었다. 선거운동이 한참이었던 때 지역구 S시장에서의 유세광경 한토막.
시장 상인들의 손을 일일이 맞잡고 파안대소하며 ‘부탁합니다’를 연발하던 오 전의원에게 60대 초로의 여인이 대뜸 “열린우리당 의장이 60, 70 늙은이들은 투표하지 말고 집에 자빠져 있으라는데 무슨 놈의 표를 달라는 게요”라고 핀잔을 주니까 덥석 그녀의 손을 맞잡고서는 “아이고 어머니! 그러지 마세요. 그것 잘 못된겁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가 죽기 살기로 사과하고 있습니다. 용서하시고요 그리고서 우리 찍어 주세요”라고 큰 소리로 호들갑스럽게 읍소를 해대니 초로의 노인은 물론 옆에서 구경하던 상인들도 유쾌하듯 ‘껄껄’웃고만다. 순발적으로 꾸밈없이 나오는 이 언행은 분위기를 확 돌리기에 충분해 보인다. 오 전의원의 사라져 가는 뒷모습을 물끄러미 보던 초로의 노인, “참 별 사람 다 보았네”하면서도 얼굴에서 밉지 않다는 듯 미소를 지우지 않는다.
3년형 마친 후 한 때 과일 노점상
이런 언행은 체험없이는 나오지 않는법인데 그에게는 그만한 전력이 있다. 고려대 총학생회장이며 전대협 의장이던 1988년 초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투옥돼 3년형을 살고 나온 뒤 지역내에서 한동안 과일노점상을 했는데 그때 익힌 제스추어다. 당시 만난 노점상과 시장상인들이 선거에 출마한 그를 알아보고 격려해줘 그가 기치로 내세운 ‘서민후보’로서의 이미지 부각에 도움이 됐다.
시장에 나타난 그가 10여년전에 노점상을 하면서 묻힌 체취를 돼살려 노점상인들과 서스름없이 어울리고 웃고 할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인생항로에서의 덤이 되었을 상 싶기도 하다
그는 출마에 즈음 ‘강북구갑 선거구가 낡은 정치와 새로운 정치간의 대표적인 대결장이 될 것’으로 보고 또 ‘낡은 정치의 관행을 극복하고 새로운 정치를 바라는 민심이야말로 이번 선거전에서 가장 큰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확신하고 이에 대처했다.
7개월 의정활동을 통해 국감 베스트
그러면서 그는 여타후보에 대한 비방이나 공격은 일체 삼가고 오직 자신의 참신한 이미지 부각과 새로운 정치의 비젼과 활동방향을 PR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그는 김영진 전 농림장관의 입각으로 공석이 된 의원직을 승계한 만큼 참여정부 제1호 의원의 자부심이 크며 비록 도중사퇴로 7개월 20일만에 그쳤지만 의원직 체험은 30대후반의 그에게 큰 플러스를 안겨주었다. 특히 의원 활동기간이 짧았는데도 베스트 국정감사 의원으로 선정되었으니 많은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할 것이다.
그는 국회상에 대한 나름대로의 ‘관’이 있다. 즉 “국민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사람. 대국민 봉사란 명예를 목숨으로 여기는 직업이라는 도덕적 윤리로 무장되어 있는 사람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고 국민의 대표로 국회의원이 돼야 국회와 의회권력이 바뀌고 정치문화 전반이 바뀌고 그리고 정치가 나라발전에 뒷발전되는 본연의 구실을 하게 되는게 아닌가”라는 것이다. 관심을 두고 볼 일이다.
학력 및 경력 고려대학교 법학과졸, 고대대학원 경영학박사과정, 고려대 총학생회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제2기의장, 새천년민주당 4·13국회의원 선거대책본부청년위원장, 노무현대통령후보 선거대책위 청년위원장, 16대의원(비례대표), 열린우리당 깨끗한 정치실천 특위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