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자영업자들 "추석 버프 제대로 봤다"
"장사 잘 된 가게 가서 물어보라" 분통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될수록 자영업자들의 근심도 깊어지는 가운데, 닷새간 이어진 추석 연휴로 시름을 다소 덜었다는 반응들이 나온다.
하지만 매출이 평소보다 더 감소하거나, 방역 규제로 아예 영업을 쉬었다는 한숨섞인 이야기도 적지 않다.
국민 열에 아홉이 국민지원금을 지급받고 가족 모임은 최대 8인까지 허용됐으나, 모든 자영업자들이 '추석 특수'를 누리지는 못한 모양새다.
24일 취재에 따르면 일부 자영업자들은 이번 추석 연휴를 통해 명절 효과를 봤다고 주장했다.
부산에서 배달 전문요식업을 하는 A씨 가게는 추석 당일 근래 최고 매출을 찍었다. A씨는 "배달기사가 운행을 안해서 직접 차를 타고 배달할 정도였다"고 했다.
서울 도봉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연휴 기간 영업이 잘 되긴 했다"면서 "직전 설 연휴때보다도 훨씬 나았다"고 말했다.
자영업자들 커뮤니티에서도 '추석 버프(능력치의 일시적 증가)를 제대로 봤다', '추석 당일은 매출이 많아 나온다', '평일의 1.5배 매출이 나왔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그러나 모든 자영업자들이 이른바 '추석 특수'를 누리지는 못했다. 오히려 대다수 카페나 음식점 업주들은 방역규제로 추석 때 아예 문을 닫거나, 매출이 감소했다고 푸념했다.
마포구에서 중국집을 운영하는 C씨는 "이번에는 코로나 규제 때문에 매출도 안 나오고 해서 그냥 쉬어버렸다"며 "매출이 코로나 이전에 비해 3분의1은 줄었는데, 국민지원금 효과도 거의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인근 주점의 D씨도 "우리는 밤에 열고 새벽까지 장사하는 곳인데 영업 제한으로 장사 자체가 불가능해졌다"며 추석 연휴 기간 영업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전에는 열심히 하면 그만큼 벌었는데, 지금은 아무리 성실히 해도 코로나에 영업규제까지 있어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감이 없다"고 했다.
연휴 기간 문을 열었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만 받아들었다는 곳도 많았다.
연휴 기간 문을 열었다는 도봉구 한 카페 업주는 취재 질문에 "다른 잘 되는 가게에 가서 물어보라. 다시 되뇌면서 화나고 싶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마포구 카페 직원 E씨는 "원래 명절 때는 손님이 늘어야 정상인데, 이번에는 더 줄었다"며 "영업시간이랑 인원 제한 영향도 있겠지만, 가족끼리 나와서 대화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정부의 추석용 거리두기 완화 조치도 큰 효과는 없었다고 한다. 연휴 특수를 누렸다고 답한 B씨도 "4인 모임은 하루에 한 두팀 있었지만, 5명이 넘어가는 팀은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