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으로 지지층 결집…'野 게이트' 프레임 먹혀
2차 슈퍼위크 마지막 관문…김두관 지지 호재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가 호남에서 판정승을 거두며 본선 직행에 바짝 다가섰다.
대장동 악재로 코너에 몰리며 광주·전남에서 처음으로 이낙연 전 대표 1위를 내줬지만, 전북에서 다시 몰표를 받으며 '호남 대전'을 최종 승리로 장식한 것이다. 호남에서 대세론 굳힌 이 지사가 지역별 경선과 슈퍼위크에서도 우위를 지키며 승부를 조기에 확정지을 지 주목된다.
지난 26일 민주당 전북 지역 경선 결과, 총 투표수 4만838표 중 이재명 지사가 2만2276표(54.55%)를 득표하며 1만5715표(38.48%)를 얻은 이낙연 전 대표는 큰 격차로 따돌렸다.
전날 광주·전남 결과를 더한 호남권 누적 총 투표수는 11만2673표 중 이 지사가 5만6002표(49.70%), 이 전 대표는 4만9563표(43.99%)로 6561표차로 이 지사가 우위를 재확인했다.
이 지사는 개표 후 "전남, 광주, 전북을 합한 호남 지역 전체로는 기대 이상으로 많이 승리한 것 같다"며 "압도적 경선 승리로 내부 균열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높여주고자 하는 호남의 집단지성이 발현된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호남 결과에 고무된 반응을 보였다.
호남에서 승리를 거둠에 따라 이 지사는 전체 누적 득표은 53.01%(34만1858표)로 과반 선두를 한층 굳건히 다졌고, 2위 이낙연 전 대표 34.48%(22만2353표)와의 격차도 11만9505표로 벌렸다.
우선 이 지사 본인에게 제기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역설적으로 여권 지지층의 위기감을 자극해 결집시킨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뉴시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추석 직후인 지난 22~23일 실시한 민주당 대선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사는 33.6%로 이낙연 전 대표(26.3%)를 근소하게 앞섰지만 민주당 지지층에선 이 지사가 60.7%, 이 전 대표가 30.4%로 격차가 더블스코어 가까이 벌어졌다.
특히 화천대유에서 재직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이 퇴직금조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며 이 지사 측이 주장해온 '국민의힘 게이트' 프레임이 여권 내에서 호응을 받은 모양새다.
이 지사 본인도 "가짜뉴스와 견강부회, 적반하장으로는 세상 민심을 바꿀 수 없다"면서 대장동 의혹에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캠프 차원에서 27일 곽 의원을 공직선거법 및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하기로 하는 등 역공에 나섰다.
더욱이 대장동을 놓고 여야간 전선이 형성되며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던 이낙연 전 대표도 '네거티브' 논란에 휘말릴 것을 의식해 공세 수위를 낮추는 모습이다.
민주당 경선은 내달 1일 제주, 2일 부울경, 3일 인천 순회경선과 2차 슈퍼위크 발표, 9일과 경기, 10일 서울 지역 경선 순으로 계속된다. 10일 서울 경선에서 1위 득표자가 과반을 달성할 경우 결선투표 없이 본선 후보가 확정된다.
특히 이미 11만표 넘게 격차가 벌어진 상황에서 49만6000명의 국민·일반 당원 선거인단이 달린 2차 슈퍼위크에서 이 지사가 1차 때와 마찬가지로 과반 득표를 할 경우 사실상 경선 판세에 쐐기를 박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산·울산·경남(PK) 경선을 앞두고 김두관 의원이 이 지사 지지를 선언하며 경선 레이스에서 중도 하차한 것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의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은 0.68%(4411표)이지만, 경남지사를 지낸 PK 중진인 만큼 상징성이 크다는 게 정가의 판단이다.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추석 숙고 기간이 지난 후 다시 결집되는 흐름이 분명해졌고, 여태까지 대장동 공격은 오히려 역풍을 맞는 양상"이라며 "슈퍼위크에도 이 결집된 여론이 반영되면 본선 직행 열차를 올라탈 것"이라고 자체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