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아예 없어 개인회생조차 포기한 사람 많아져
'2021 사법연감' 민사사건 관련 통계
[시사뉴스 김성훈 기자] 지난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파산 위기에 내몰린 개인과 법인의 수가 크게 늘은 것으로 집계됐다.
27일 대법원이 발간한 '2021 사법연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사건은 5만379건이었다.
이는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4만5642건)보다 4737건이 증가한 것으로, 최근 3년간 가장 많은 수치다. 이 가운데 4만4417건의 파산 신청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졌다.
법인파산은 1069건이 접수돼 2019년(931건) 대비 138건이 늘었고, 최근 4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법원은 이중 875건의 법인파산을 인용했다.
파산선고를 받은 이들 중 남은 빚을 탕감해달라며 면책을 접수한 경우는 모두 4만9467건으로 2019년(4만4853건)보다 4614건이 증가했다. 면책 접수는 2017년 이후 꾸준히 증가세다.
반면 일정 금액을 갚으면 나머지 빚을 면제받는 개인회생 신청은 대폭 감소했다. 지난해 접수된 개인회생은 8만6553건으로 2019년(9만2587건) 대비 6034건이 줄었다. 빚을 갚을 수입이 아예 없어 개인회생조차 포기한 이들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역설적 의미로 풀이된다.
또 지난해 대법원에 접수된 민사사건은 2만1435건으로 최근 9년간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으며, 2019년보다 18.31%(3318건)가 증가했다.
이 가운데 대법원에서는 64%(1만3712건)가 처리됐으며, 상고가 기각돼 원심이 그대로 유지된 것은 73.5%(1만77건)로 가장 많았다. 원심 판결이 파기된 경우는 2.9%(410건)에 그쳤고 각하는 9.8%(1336건), 소송취하는 2.9%(403건)이었다.
1심이 접수한 민사 본안사건은 92만6408건이었고, 이 중 98.5%(91만2971건)가 처리됐으며 항소심으로 이어진 것은 9.3%(5만2138건)였다.
항소심은 6만4994건의 민사 본안사건을 접수해 90.7%(5만8933건)를 처리했다. 1심 판결을 유지한 게 44.7%(2만6325건), 취소 판결한 경우가 22.2%(1만3062건)였다.
민사소송 결과에 불복하는 이들이 꾸준히 생기면서 1심 접수부터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평균 처리기간은 합의 사건이 921.6일, 단독(소액 포함)이 887.8일이었다.
전국 법원에 접수된 민사 본안사건 중 아직 처리되지 않은 것은 48만7282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장기미제 사건은 1심 4855건(2년6개월 초과), 항소심 2523건(1년6개월 초과), 상고심이 662건(2년 초과)으로 각각 집계됐다.
전체 민사 본안사건 중에는 손해배상이 18.4%(6만5819건)로 가장 많았다. 이 밖에 ▲부당이득금이 3.2%(1만1326건) ▲약정금 2.2%(7859건) ▲임대차보증금 1.6%(5755건) ▲채무부존재확인 1.6%(5650건) ▲배당이의 0.8%(2704건) ▲보증채무금 0.3%(1165건)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