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극장은 11월 25일(목)부터 27일(토)까지 해외초청작 ‘울트라월드(ULTRAWORLD)’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인다.
‘울트라월드’는 독일 폴크스뷔네(Volksbühne am Rosa-Luxemburg-Platz Berlin)가 제작, 2020년 1월 초연된 작품으로 2016년 테아트르 드라빌의 ‘코뿔소’ 이후 국립극장이 5년 만에 선보이는 해외초청작이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지난 시즌 예정됐던 해외 프로덕션의 내한 공연이 다수 취소된 가운데 11월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시작되면서 국립극장은 이번 시즌 첫 번째 해외초청공연을 무사히 선보일 수 있게 됐다. 2012년 내한 이후 약 10년 만에 국내 관객에게 소개되는 폴크스뷔네는 베를린에 거점을 두고 유럽 현대연극을 주도하는 대표적인 극장이다. ‘울트라월드’는 2013년 독일에서 ‘올해의 신진 연출가’로 선정됐으며, 폴크스뷔네의 협력 연출가로 현재 독일어권 연극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주자네 케네디(Susanne Kennedy)가 연출했다. 멀티미디어 아티스트인 마르쿠스 젤크(Markus Selg)와의 협업을 통해 공연은 미디어아트와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시각적으로 매우 독특한 무대를 선보인다.
팬데믹 직전인 2020년 1월 기획·공연된 ‘울트라월드’는 마치 다가올 미래를 예견이라도 한 듯, 가상현실을 주제 전면에 내세웠다. 작품은 인간이 창조한 게임 속 가상현실에 존재하는 아바타의 모습에 실제 현실 속 인간의 존재를 빗대어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에서 왔는가?’, ‘나의 목적은 무엇인가?’ 등 다양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관객들은 무대 위에 창조된 가상공간에 속 아바타 프랑크의 여정을 따라간다. 게임에 등장하는 다른 캐릭터와 다르게 프랑크는 가상현실 속에서 본인에게 주어진 운명과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시도를 하지만 번번이 실패를 반복한다. 공연이 진행될수록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게임 속에 던져진 주인공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인생 이야기로 다가온다. 동시에 게임과 같은 가상현실 속에 불가능은 없고, 모든 것이 통제 가능하다는 생각은 착각이라는 것을 깨우쳐준다. 메타버스·가상현실·확장현실 등의 기술이 우리의 생활 속에 깊숙이 파고든 하이퍼 모더니즘 시대, ‘울트라월드’는 기술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성찰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화두를 던져준다.
관객의 이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11월 16일(화) 오후 7시 30분에는 관객들의 가상현실과 예술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메타버스 관객아카데미 프로그램 ‘스테이지 로그인’이 진행된다. SK텔레콤의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울트라월드’가 다루고 있는 가상현실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국립극장 최초로 시도하는 메타버스 이벤트다. 영국 블룸버그 뉴컨템포러리즈 2021 현대미술가로 선정된 미디어설치미술가이자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융복합 교수로 활동 중인 이진준 작가가 현실과 가상을 잇는 ‘경계공간’과 최신 기술을 활용한 공연·공간 연출에 대한 이야기를 강의할 예정이다. 또한 11월 25일(목) 공연 종료 후에는 연출가와 함께하는 관객과의 대화 시간도 예정돼 있어 작품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립극장은 최근 유럽에서 주목하고 있는 젊은 아티스트의 작품과 국내에 소개된 적 없는 예술가의 우수공연작품을 발굴해 세계 공연계의 흐름을 확인할 수 있는 해외초청작을 지속적으로 소개할 계획이다. ‘울트라월드’는 11월 25일~27일까지 총 3회 공연되며, 방역 당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에 따라 ‘객석 띄어 앉기’를 실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