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한 첫 대통령수석비서관(대수비) 회의 자리를 살펴보면 '민생'과 '안보'라는 국정 키워드가 읽힌다.
12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11일 대수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오른쪽은 시민사회수석이, 왼쪽은 정무수석이 차지했다. 윤 대통령이 마주보는 자리에는 국가안보실장이 배치됐다.
11일 회의에 참석한 건 대통령을 포함해 총 16명이다. 윤 대통령의 오른팔이 닿는 곳에 자리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 그 옆으로는 김태효 1차장, 신인호 2차장, 윤재순 총무비서관이 앉았다. 윤 대통령의 왼쪽을 차지한 이진복 정무수석 옆으로는 안상훈 사회수석, 한오섭 국정상황실장이 자리했다.
맞은 편은 강인선 대변인, 복두규 인사기획관, 최영범 홍보수석,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최상목 경제수석, 장성민 정책조정비서관, 박성훈 기획비서관이 순서대로 앉았다.
이날 자리 배치는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부터 말했던 국정 운영 철학을 요약해 보여준다.
특히 오른팔을 차지한 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이 그렇다. 윤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부터 시민사회수석실을 대폭 확대하겠다고 꾸준히 밝혔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운영되던 지난 4월 장제원 당시 당선인 비서실장은 "180석이나 되는 야당이 입법 전횡을 한다든가, 또 헌법 일탈 행위에 대해 국민에 설명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며 "그렇기 떄문에 시민사회수석실을 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 대수비 회의에서도 "제일 문제가 물가다. 어려운 경제 상황이 정권을 교체한다고 잠시 쉬어주는 것도 아니고 국민은 늘 허리가 휘는, 이런 민생고에 늘 허덕거리고 있는 이런 상황이다"며 민생 문제를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을 마주 보고 앉은 것 역시 눈여겨 볼 지점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안보 상황도 만만치 않다"며 김 실장을 향해 말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지금 (북한의) 핵실험 재개 이야기도 나오고 외국에서도 걱정을 많이 한다"고 했다.
이어 "그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안보뿐만 아니라 국정의 다른 부분들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세밀하게 모니터하고 준비를 해 달라"고 지시했다.
다만 이같은 자리 배치가 고정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윤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대통령이 참모들과 회의하는데 이것을 요식 절차에 따라 한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비효율적이고 어색하다"며 "복장도 자유롭게 하고, 하고 싶은 얘기 좀 하고, 그리고 나도 회의를 하면서 논의할 현안을 몇 개 들고 오겠지만 또 시의적절한 현안이 있다고 하면 주제도 던지자"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현안에 따라 윤 대통령 주변 수석들의 자리가 변경될 수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