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식시장이 널뛰기를 하면서 '재벌총수들이 보유주식으로 인해 9,0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
재벌총수의 주식재산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이후 들쭉날쭉 하는 주식시장이 갈필을 못잡는 상태에서 삼성그룹은 상승시와 하락시에 낙폭이 가장 컸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의 최대주주인 이건히 회장의 주식재산이 지난 7월 16일에는 올 최고점(4월23일) 대비 33%나 떨어져 6,121억8,800여만원 현대자동차그룹 정몽구 회장 1,000여억원 등 12개 재벌들이 깨진금액이 9,000억원이 넘었다.
이건희 회장 재산 1위 수성 깨지나
2002년 말 9,112억원으로 국내에서 주식재산이 가장 많았던 이건희의 1위 자리가 위태(?)해지고 있다.
이 회장과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재산은 7월16일 현재 2조1,745억원으로 10대 재벌 총수가 전체가 보유한 3조181억원의 72.05%에 달한다. 재벌총수로 뒤늦게 합류한 현대중공업 정몽준 회장(2,069억원), 현대엘리베이터 현정은 회장(222억원)을 포함하더라도 66.97%를 보유한 국내 최대재벌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그런데 최근 이 회장의 1위 수성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전반적으로 주식시장이 나빠지면서 주식재산이 무려 6,122억원이나 떨어진 1조2,323억원으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4월23일 63만7,000원까지 치솟았던 것이 7월16일에는 42만3,000원까지 밀렸다. 전자주식 281만9,659주를 갖고 있는 이 회장으로서는 재산이 깎이는데 치명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로 인해 1조7,961억원이었던 재산이 무려 6,034억원이 줄어든 1조1,927억원으로 낮아졌다. 두 번째로 많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물산도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1만5,000원대를 유지하던 물산주식이 1만3,000원까지 하락하며 48억원의 손실을 입었고 증권과 화재해상보험에서도 각각 6억원 32억원을 손해봤다.
정몽구 회장 격차는 좁혔지만 투자는 실패
이 기간동안 현대차 정 회장의 주식도 떨어진 것은 마찬가지지만, 삼성에 비해 주가변동이 심하지 않아 그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는 2002년 4,612억원을 보유했던 정 회장이 당시 이 회장의 주식재산 9,112억원과 배 가까이 차이가 났던 것과 비교하면 재산규모가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현대차 주식 245만2,000주를 추가로 확보하면서 보유자산이 두 배 이상 뛰어 올랐고 지난해 말 한 때긴 하지만 재산차이를 1,831억원까지 줄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주식 호황으로 올 4월23일에는 이 회장의 재산 1조8,449억원에 무려 7,605억원이나 차이가 날 정도 두 사람간의 격차는 벌어졌다. 격차가 벌어지면서 따라잡기 힘들 것 같은 재산이 최근 주식시장이 다시 불황기로 접어들면서 좁혀지고 있다.
7월16일 현재 정 회장의 재산은 9,422억원으로 2,901억원의 차이를 보이며 바짝 쫓고 있다. 정 회장은 이에 앞서 올초 INI스틸 주식 197만7,958주를 추가로 확보한 것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정 회장의 투자는 이 회장과의 격차를 줄이는데 한 몫 한 것은 사실이지만, 투자 자체로만 볼 때는 오히려 손실을 입었다. 4월23일 INI스틸의 주가는 1만3,550원까지 오르며 1,447억원까지 재산을 보유할 수 있었지만 7월16일 주가가 떨어짐과 동시에 447억원을 날리고 말았다.
LG 팔고 금호·동부는 매입나서
주식시황이 널뛰기를 하면서 카드대란으로 홍역을 겪은 LG 구본무 회장은 LG카드와 LG투자증권 주식을 모두 정리한 반면 박용성 금호그룹 회장과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은 오히려 매입을 하면서 대조를 이뤘다.
동부그룹 김 회장은 아남반도체에 대한 지배구조를 강화하기 위해 주식 423만6,410주를 매입하는 한편 동부건설 주식 475만8,974주를 내다 팔았다. 금호그룹 박용성 회장도 금호산업 우량주 1,433주를 매입한데 이어 석유화학주식 30만 주를 추가 매입했지만, 두 회장의 투자수익에선 희비가 엇갈렸다.
김 회장은 4월23일 4,980원까지 올랐던 아남반도체 주식이 7월16일 2,700원으로 45.78%나 떨어졌고, 내다 판 동부건설 주식은 하락폭이 주당 1,400원에 불과해 결국 헛 장사를 했다. 금호그룹 박 회장은 매입한 금호산업 우선주 주가가 17.37% 올랐다. 또 금호석유화학 주식은 4월23일 8,150원에서 7월16일 7,860원으로 3.69% 하락하는데 그쳤다.
한편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은 롯데삼강과 제과, 칠성음료 등의 주식을 갖고만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137억원을 벌어들여 눈에 띄었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