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영국 런던에서 40년만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미국 뉴욕주와 이스라엘에서도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검출된 바 있다.
BBC 등에 따르면 영국보건청(UKHSA) 10일(현지시간) 최악의 경우 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바이러스가 지난 2월 이후 런던 19개 하수에서 116회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국은 런던과 영국 전역 최소 25곳으로 하수 감시를 확대하고 있다.

영국보건청은 1~9세 사이 모든 어린이들에게 소아마비 바이러스 백신을 긴급 접종토록 했다. 이미 백신을 접종한 어린이를 포함해 거의 100만명 어린이가 접종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국에선 유럽 전역이 2003년 소아마비 퇴치를 선언한 이후 소아마비는 오래 전 사라진 질병이었다.
영국보건청은 아직 발병 사례가 나온 것은 아닌 데다, 검출된 바이러스가 대부분 백신 접종자들에게서 나올 수 있는 수준이라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검출된 바이러스 샘플을 보면 다른 나라에서 사용하는 소아마비 백신과 연결되어 있어 영국 내 상황은 다소 복잡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부 바이러스에서 위험할 정도로 변이가 발생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울러 최근 소아마비 환자가 나온 미국 뉴욕주와 이스라엘의 하수에서 나온 바이러스와 유전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했다.
지난 7월 미국에선 9년 만에 처음으로 소아마비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는 뉴욕주 로클랜드 카운티에 거주하는 20대 남성으로 예방 접종을 맞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올해 폴란드와 헝가리를 여행했으며 지난 6월 소아마비로 병원에 입원했다.
이 남성은 앞서 진단에서 근육 약화 및 마비를 초래하는 급성 이완성 척수염일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이후 검사에서 소아마비 진단을 받았다.
환자는 이후 퇴원해 부모님의 집에서 아내와 함께 살고 있다. 보건 관리는 이 남성이 서 있을 수는 있지만 걷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의료계에서는 소아마비 환자의 전염성은 초기 1~2주에 가장 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아마비는 전염성이 강하고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1000명 중 5명 꼴로 영구마비가 일어난다.
미국에서 소아마비가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은 1979년이 마지막이었으며 미국질병통제센터(CDC)가 확인한 사례는 2013년 이후 9년 만이었다.
앞서 영구보건청은 다른 나라 소아마비 백신과 런던 내 바이러스 확산이 연결돼 있다고 밝힌 데는 경구 백신과 관련이 있다.
경구 백신은 투약이 쉽고 제조 비용이 저렴해 저소득국가 어린이들에게 투약해왔다. 경구 백신은 면역 체계를 자극해 보호 항체를 만들기 위해 약화한 생바이러스를 이용한다.
이 생바이러스를 배출할 경우 예방 접종을 하지 않은 다른 사람에게 퍼질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면역이 약한 사람의 경우 소아마비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