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제가 침체 후 반짝 상승한데 이어 또다시 침체국면으로 접어드는 이른바 ‘더블딥’초기국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정부에서 계속 부정하고 있지만, 일각에서 경기침체와 함께 물가급등이라는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에 의한 지적에 이어 나온 것으로 관심이 집중된다.
내년성장률 천차만별국내 민간연구소들은 내년도 국가 경제성장률을 4%대로 보고 있다. 지난해 올 성장률이 5%대를 기록할 것이라던 견해가 대부분 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약 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정부와 민간연구소들이 발표한 내년 경제전망은 삼성경제연구소 3.7% LG경제연구소 4.1% 국회예산처 4.7%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이다. 이는 정부 전망치 5.2%와는 최고 1.5%포인트 가량 차이가 나는 것이다.
당초 올해 경제성장률이 5.5%대를 기대했던 것과 비교하면 내년도 경제전망이 올해보다 나쁠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민·관 모두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더블딥 가능성이 더욱 불거지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최근 ‘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계 제언’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는 지난해 9월 이후 경제회복 국면이 내수부족으로 지속되지 못해 수축국면으로 접어든 더블딥 초기국면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전경련 현명관 부회장은 “지금 같은 상황이 3~4년 이상 지속되면 국민소득이 4,000~5,000달러로 하락해 삶의 질이 형편없이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핵심 아젠다 잃어
아시아 개발은행(ADB)도 한국정부가 경제활성화에 필요한 핵심 아젠다를 잃었다며 올해보다 내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더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ADB는 최근 발표한 `‘아시아 발전 전망’제하의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한국의 2004년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당초 4.8%에서 4.4%로 0.4%포인트 하향조정하고, 아울러 내년 GDP 예상치도 당초 5.2%에서 3.6%로 급격히 낮췄다.
ADB는 “한국 수출의 원동력인 ICT(정보통신기술)산업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부터 내년까지 한국의 수출증가율이 정체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한국 경제는 이미 저성장 시대로 돌입했다”며 “이를 간과한 예산은 결국 적자 국채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내년 GDP 성장률은 5% 이상,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경상 성장률은 8%로 추산됐다”며 낙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신종명 기자 skc113@sisa-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