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와 엘지카드간 수수료 협상이 수수료율에 대한 접점을 찾으면서 아직 협상을 맺지 못한 다른 업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함께 국내 유통업계의 큰 손으로 자리잡은 만큼 카드사와 가맹점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까르푸와 월마트 등 전업카드사로부터 수수료를 통보 받은 외국계 할인점도 국내할인점과 카드사와의 협상이 진전되면 수수료 인상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2%대서 타결 이어질 듯
카드사와 평행선을 달리던 대형 유통사가 적극 협상에 나서면서 1개월 이상 끌어온 수수료 분쟁이 진정국면에 접어들 전망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9월23일 가맹점 수수료를 1.5%에서 2.3%로 올린다는 통보를 받고 이에 반발 10월1일 35개 전 점포의 가맹점 계약을 해지 대치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꾸준한 협상으로 10월말까지 협상이 마무리될 것으로 관측된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대형 유통사가 9월과 10월 수수료 인상에 반발했지만, 최근들어 협상테이블에 모습을 드러내는 등 급진전되는 상태다.
VAN사 수수료 문제도 타협점을 찾아가고 있다. 카드단말기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중소기업으로 이 수수료를 낮추는 것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카드사의 입장으로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유통사측도 인정하는 분위기다.
적정수수료와 관련 일부 카드사는 4%가 넘는다는 주장을 폈으나, 카드업계는 대손충당금 비용을 제외한 순수 수수료가 3% 안팎으로 1%대의 수수료를 2%대로 올리는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카드의 경우 이마트와 협상중에 있으며 2%대 초반으로 타협점을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롯데마트와의 협상도 상당한 진전이 이뤄져 10월23일 가맹점계약을 다시 하는 등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KB와 엘지 카드 등도 최근 롯데마트 지점과 가맹점 계약을 다시 했고, 비씨카드도 대형 유통사와의 협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그간 뜨거운 감자로 보였던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국계 유통사에 대한 수수료 인상도 2%대 초반으로 이뤄지고 있어 대형 유통사와 카드사간의 분쟁은 접점을 찾아 정상궤도에 올라서는 분위기다.
매출·기업 이미지 하락 부담할인점들이 카드가맹점 해지에서 재계약 으로 입장을 바꾸는 것은 매출과의 연관성이 깊은 것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신용카드 미사용과 관련 각종 혜택을 소비자에 돌려주겠다고 밝혔던 부분과 카드매출액을 어느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현실과의 괴리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나면서 협상타결에 실마리 제공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같은 분석은 카드사 평행선을 달리던 할인점의 대응책이 고객을 외면하는 형태로 발전, 기업이미지에도 않 좋은 이미지를 보인 영향도 컷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마트의 경우 비씨카드의 수수료 인상과 관련 가맹점 해지와 직불카드 고객에게 0.5%를 마일리지로 적립해주는 ‘캐시백’서비스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신용카드 고객을 직불카드로 전환하겠다는 의도였다. 그러나 최근 삼성카드를 비롯 각 카드사와 협상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는 등 신용카드 분쟁이 막바지에 치닫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이마트가 신용카드를 거부함에 따라 매출이 2%정도 감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카드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불황이 겹쳐 매출까지 줄어드는 것은 유통업계로서 감수하기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비씨카드에 따르면 “그동안 이마트가 1.5%의 가맹점수수료를 한 푼도 못 올려주겠다며 가맹점 계약까지 해지했는데, 최근들어 다시 협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결국 카드사와 대형할인점 간의 분쟁이 카드사의 판정승으로 끝난 셈.
카드시장 개선해야카드업계는 기업의 영업비밀이라고 할 수 있는 원가까지 공개해가며 협상 이뤄진 부분이라는 것에 대해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여기에 금융서비스 중심으로 영업을 해오던 카드사가 신용판매 중심으로 경영방침을 선회하면서 이뤄진 것이라 카드업계의 횡보에 더욱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카드사들은 가맹점 수수료를 인상하면서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인하 정상적인 경영으로 돌아가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도 이번 분쟁해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지난 10월초 카드업계는 현금서비스 수수료를 0.3%∼5.38%까지 인하했다. 뿐만 아니라 현금서비스 한도를 축소함과 동시에 각종 마일리지와 할인혜택도 줄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수수료 분쟁이 카드업계가 앞으로 개선해야 될 것이 많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은 “카드사들이 협상력이 부족한 중소영세사업자들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학계와 시민단체 등이 힘등 실어줘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문제로 제기됐던 카드사의 수수료율 담합의혹과 관련 카드시장 개방과 함께 가맹점 수수료가 낮은 직불카드 사용 확대 수수료관련 정보공시 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는 진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