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11.16 (토)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기자수첩

【기자 수첩】 벼랑 끝에서도 협상 끈 놓지 않았던 여야 원내 사령탑

URL복사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여야가 김진표 국회의장이 지정한 예산안 처리시한을 하루 앞둔 22일 내년도 예산안과 부수법안 합의에 성공했다. 지루한 줄다리기로 여론의 따가운 질타를 받았지만 양당은 각각 명분과 실리를 챙겼다는 평가다. 예산안은 정부안보다 4조6천억원 감액하고 법인세는 과세표준 구간별로 각 1%p씩 세율을 인하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여당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p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민주당은 수혜 대상이 과세표준 3천억원 이상 법인이라는 점을 들어 ‘초부자 감세’라며 버텼다. 역으로 최고세율 인하 대신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맞춤형 인하를 주장했다. 양당이 팽팽히 맞서자 김 의장이 최고세율 1%p 인하 중재안을 냈고 실효성이 없다는 이유로 거부하던 여당이 막판에 양보하면서 극적으로 타결됐다. 대신 감세 혜택 대상과 규모를 넓힌 전 구간 1%p 인하해 ‘경제 살리기’라는 당초 명분을 살렸다. 야당도 전 구간 세율 인하로 중소·중견기업 세율 인하라는 실리를 챙겼다. 


여야가 막판까지 대립했던 행정안전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경비는 50% 감액하기로 했다. 다만 두 기관에 대한 민주당의 이견과 우려 해소를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 시 대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여야 합의안을 보면 민주당은 전액삭감이란 당초 목표는 관철하지 못했지만 전액삭감의 근거가 된 문제점을 주장할 기회를 확보했다. 정부여당도 운영경비 예산은 당초 정부안 보다 줄었지만 항목 확보로 두 기관의 정당성 확보라는 명분을 얻었다. 공공분양주택융자사업, 용산공업 조성사업,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 공공임대주택 관련 전세임대융자사업 등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공약으로 분류해 각각 전액 삭감 또는 증액 거부를 주장했던 사업들도 명분과 실리를 나눠 갖는 절충을 택했다.


이번 예산안 및 부수법안 합의는 주호영, 박홍근 두 원내사령탑 간 쌓인 신뢰가 고비마다 협상의 물꼬를 텄다는 분석이다. 여야 원내 사령탑이 정쟁의 한가운데서도 협상의 끈을 놓지 않고 대화를 이어간 덕분에 막판 극적인 합의가 가능했다. 올 한해 내내 여야는 ‘전쟁’ 모드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은 마주보고 달리는 폭주 기관차 같았다. 타협과 양보가 발붙일 공간이 없어 보였다. 양당은 공당(公黨)이 아니라 사당(私黨)화 됐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전쟁’의 중심에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사람은 대선 제2라운드를 치르듯이 격렬하게 격돌했다. ‘대선불복’과 ‘정치탄압’ 프레임이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두 원내사령탑의 운신은 제약될 수밖에 없었다. 때로는 당내 ‘윤핵관’과 ‘친명계’로부터 공격 받기도 했다. 이번 합의 과정에서도 두 원내 사령탑은 대통령실과 당내 ‘친윤계’와 ‘친명계’를 설득하는 데 애를 먹었다. 특히, 행안부 경찰국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운영경비를 두고 ‘윤석열 정부의 정통성’ 대 ‘시행령 통치’가 충돌하면서 자존심 대결로 비화됐지만 두 원내대표는 명분을 확보하는 선에서 절충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국회 백봉신사상을 2번 수상할 정도로 합리적이며 품격 있는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끈질긴 협상가로서의 면모를 갖춘 정치인이다. 이런 두 원내사령탑의 역량에 두 사람 간에 쌓인 신뢰가 ‘초가삼간’ 다 태울 수도 있었던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게 했다. 


정당은 집권을 목표로 존재하는 집단이다. 당연히 정당 간 권력투쟁을 수반할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국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태들이 나타나지만 정쟁 자체를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정쟁’이 ‘죽고 살기식의 전쟁’이 되어서는 안 된다. 급박한 민생 현안이 국회의 입법 논의를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당분간 경제도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는 21일 새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 성장률을 1.6%로 전망했다. 주요 국책기관도 1.7%(한은)~1.8%(KDI)의 저성장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1%대에서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새해엔 코로나19 재정확장 정책의 후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다행히 여야가 마지노선을 넘기지 않고 예산안과 부수법안에 합의해 일단 한숨 돌리 수 있게 됐다. 정부가 경기둔화에 직접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사실상 재정밖에 없다. 예산안 통과가 더 지연됐다면 당장 경기둔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부의 손발을 묶어버렸을 것이다. 비록 국회선진화법 도입 이후 최장시간 지연이라는 불명예를 앉게 되었지만 두 원내대표의 결단이 의미 있는 이유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이재명 ‘선거법 위반’ 1심,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대법원에서 확정될 경우 이 대표는 의원직을 잃고,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한성진 부장판사)는 15일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원직을 상실하고,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대선에 출마할 수가 없다. 재판부는 "선거 과정에서 유권자에게 허위사실을 공표하는 경우 민의가 왜곡되고 훼손될 수 있다"며 "피고인을 향해 제기된 의혹이 국민의 관심사인 상황에서 방송 매체를 이용해 파급력과 전파력이 컸다"고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죄책과 범죄가 상당히 무겁다"며 "선거 과정에서 표현의 자유를 인정해야 하지만 허위사실 공표로 인해 잘못된 정보를 수집해 민의가 왜곡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 한 방송에 출연해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알았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재직 때 몰랐고 하위 직원이었다. 알게 된 것은 경기지사가 됐을 때 기소된 다음"이라


사회

더보기
젊은 대동맥 판막 환자에 자가 폐동맥 판막 이식하는 ‘로스(ROSS)’수술 성공
[시사뉴스 이용만 기자] 대동맥 판막이 좁아지는 협착증으로 어지럼증과 호흡곤란을 앓던 40대 남성 환자 박 모씨. 대동맥 판막 질환을 앓는 젊은 남성 환자의 경우 기계판막을 이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박 씨는 기계판막 이식 후 혈전 발생 위험을 줄이기 위해 평생 항혈전제를 복용해야 하는 점을 극도로 꺼렸다. 약 복용에 대한 거부감으로 수술 자체를 고민할 정도였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해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는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을 이용한 ROSS수술을 제안했다. ROSS수술은 환자의 폐동맥 판막을 대동맥 판막 자리에 이식하고, 폐동맥 동종판막조직을 사용해 비어있는 자리를 대체하는 방식이다. 박 씨는 지난 8월 29일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의 주도 아래 ROSS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국내 성인심장외과 분야에서 약 20년 만에 시행된 ROSS 수술이었다. 수술 후 약 2개월이 지난 현재, 환자는 별다른 합병증이나 이상 증상 없이 건강을 회복 중이다. 환자는 항혈전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며, 재수술 가능성도 낮아 삶의 질이 향상되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호진 교수가 환자 본인의 폐동맥 판막으로 손상된 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주 4일 근무가 아니라 주 6일, 밤샘근무도 모자란 반도체업계
임금 삭감 없이 전체 노동자의 51%가 주 4일제 근무를 하는데도 오히려 생산성이 향상된 아이슬란드 모델의 경제적 효과가 주목받으면서 국내에서도 주 4일제 근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지난 2015년과 2019년 두 차례에 걸쳐 공공 부문 근로자들의 노동시간을 기존 주 40시간에서 임금 삭감 없이 35~36시간으로 축소하는 대규모 근로시간 단축 실험을 실시했다. 해당 실험을 통해 대부분 사업장에서 생산성은 동일하거나 개선된 동시에 근로자들의 삶의 질이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를 토대로 현재의 광범위한 근로시간 단축제가 산업 전반에 도입됐다. 아이슬란드를 제외하고도 세계 곳곳에서 주 4일제 실험이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포스코그룹이 격주로 주 4일 근무(임원 주 5일 근무)를 실험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모든 산업 분야에 획일적으로 적용한 ‘주 52시간’ 근로제가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한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어 더 이상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정 직군의 근로시간 규제를 면제하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고연봉 관리·전문직 근로시간 규제 적용 제외) 제도를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에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