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백순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307일째인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강제 합병한 루한스크주의 일부 지역 탈환을 앞두고 있다.
반면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에 "비무장화와 탈나치화"를 요구하며 전쟁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달려 있다고 여론전에 나섰다.
AP통신과 가디언, CNN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서는 최근 가장 격렬한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27일에도 치열한 전투가 계속됐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도네츠크 지역의 바흐무트를 포위하려 시도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크레미나시 주변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진행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통제하는 주요 도시인 루한스크주(州)의 크레미나 탈환에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주지사는 우크라이나군의 압박으로 인해 러시아군 지휘부가 통제하는 도시 일부의 전투원들이 남동쪽으로 몇 마일 떨어진 마을인 루비즈네로 후퇴할 수 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하이다이 주지사는 27일 텔레그램에 "러시아인들은 크레미나를 잃으면 전체 방어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썼다.
크레미나와 인근 스바토베를 탈환하면 우크라이나가 지난 여름에 상실한 두 도시인 세베로도네츠크와 리시칸스크를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부분적으로 점령한 남부 헤르손 지역에서 러시아군이 26일(현지시간) 40차례에 걸쳐 포격을 가해 1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야로슬라프 야누셰비치 헤르손 주지사는 지난달 우크라이나가 대승리를 거두며 헤르손을 탈환한 후 헤르손시 자체가 11차례 표적이 되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공군 대변인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엥겔스 공군기지를 공격하자 많은 전투기를 다른 지역으로 재배치했다. 26일 우크라이나 무인기(드론)가 러시아 영토 깊숙이 위치한 엥겔스 공군기지를 타격한 후 러시아 군인 3명이 사망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었다.
한편 러시아의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비무장화와 탈나치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장에서 패배해야 한다고 말했다.
라브로프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종전을 위한 회담을 할 준비가 되었다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크렘린궁이 우크라이나의 정권교체라는 최대 목표에서 물러날 의사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이 러시아를 약화시키기 위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고 거듭 강조하며 갈등이 얼마나 지속될지는 우크라이나와 미국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국영 타스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전쟁 기간에 관해서는 공이 (우크라이나) 정권과 배후에 있는 워싱턴(미국)의 편에 있다"며 "그들은 언제라도 무의미한 저항을 멈출 수 있다"고 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또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추가 지원이 직접적인 대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위기를 고조시키는 과정의 위험에 대해 서방의 적들에게 계속 경고하고 있다"며 "상황이 통제 불능 상태로 돌릴 수 있는 위험은 여전히 높다"고 덧붙였다.
라브로프 장관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의 전략적 목표는 전장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어 우리나라를 크게 약화시키거나 심지어 파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보좌관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포돌랴크 보좐관은 "총동원도, 탄약 수색도, 이란과의 비밀 계약도, 라브로프의 위협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우크라이나는 RF(러시아 연방)를 끝까지 비무장화하여 점령한 모든 영토에서 침략자들을 몰아낼 것이다. 조용히 피날레를 기다려라"고 일갈했다.
하루 전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전쟁을 끝내기 위한 정상회담을 원하지만 러시아가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