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당무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13일 윤석열 대통령에게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사당화를 중단해야 한다"며 "여당을 주머니 속 공깃돌처럼 여기는 당무 개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대통령은 국회를 지배할 수 없다"며 "국회를 부정하는 것이야말로 의회주의 포기다. 야당과 여당, 의회를 인정하는 것이 정치 회복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그는 "용산의 여의도출장소로 전락한 집권여당은 '윤심' 살피는 데만 혈안이 돼, 민심을 외면한 지 오래"라며 "입법부를 행정부 하급 기관쯤으로 생각하는 대통령에 맹종하기 바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취임 후에 해가 바뀐 지금까지도, 야당 지도부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대선 경쟁의 불편한 상대였다는 해묵은 감정과 피의자라서 만날 수 없다는 검찰총장 같은 핑계는 모두 내려놓고, 위기 극복을 위해 직접 협조를 구하는 손을 내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회와 원활한 소통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도 지적했다. 그는 "예산심의권은 엄연히 법이 정한 국회의 권한인데, 정부와 여당은 용산 대통령실의 깨알 같은 지침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법정 시한을 한참이나 넘겼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회가 국민 뜻을 대신해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켜도, 대통령은 곧바로 거부한다"며 "국민 다수가 찬성하는 이상민 장관 탄핵안 통과도, 대통령은 다수결의 횡포라며 왜곡한다"고 꼬집었다.
또 "159명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지 못했으면서 재난 안전 주무장관으로서 책임지지 않는 이상민 장관과 유족과 국민의 거듭된 파면 요구를 끝까지 거부한 윤 대통령"이라며 "지금 우리에게 국가가 있나. 대한민국은 정녕 국민이 주인인 민주공화국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은 위기에 처한 민생을 보듬고 소외된 국민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며 노조도 만나고, 농민도 만나고, 장애인도 만나고, 중소상공인도 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직접 만나 사과하고 상처를 보듬어 달라"며 "대한민국에서 다시는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유가족이 요구하는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를 위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대통령의 리더십을 제대로 세우기를 바란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오만과 독선을 버리고 제자리를 찾는다면, 국회도 국정운영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박 원내대표가 연설하는 동안 국민의힘에서는 '범죄 피의자와 무슨 대화를 하나' '국민을 위한 자유다'라며 항의가 쏟아졌고, 민주당 의원들은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