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기 기자] 대구광역시 D병원. 현재 ▲대구교도소 ▲대구구치소 ▲청송교도소 등 법무부 수용시설 지정병원이다.
본지는 지난 2월 10일 ‘[단독] 대구교도소 수용자 간 ‘향정신성 의약품 투약’ 사건발생’ 제하 기사를 보도했다. 당시 재소자들에게 처방전을 내준 곳도 D병원. 사건을 제보한 A씨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화상진료가 이뤄지며 재소자들이 1분 내외 진료를 보고 처방받는다” 전했다.
A씨는 이어 “대구에 있는 병원에서 일반인들도 원하면 누구나 처방을 받을 수 있다” 덧붙였다.
찾아간 D병원 환자들로 북적
무작정 찾아간 D병원. 원무과에 접수하고 진료를 기다렸다. 상당한 많은 환자가 대기 중, 대부분 정신과 환자들이었다. 1시간 기다려 의사와 진료가 시작됐다.
기자: “스틸녹스와 디아제팜을 처방받으러 왔습니다”
의사: “드셔보신 적 있으세요”
기자: “친구가 줘서 먹어봤는데 효과가 있더라고요”
의사: “2주 치 처방해드리겠습니다”
진료와 처방전까지 걸린 시간은 3분 남짓. 아무런 검사나 증상에 대한 문답 없이 처방전을 받아 수납 후 원내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었다.
제보자 A씨는 “마약중독자들은 3일 치를 한꺼번에 먹어 마약과 유사한 효과를 본다”며 “일반 사회에서도 이러니 재소자들은 어떻겠냐?” 반문했다.
A씨는 현재 자신이 대구교도소에서 당한 ‘향정신성의약품 강제투약 사건’으로 국가를 상대로한 배상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A씨에게 몰래 투약을 한 재소자 2명은 상해죄로 재판받고 있다.
스틸녹스, 졸피뎀 성분 ‘최면진정제’
스틸녹스는 우리가 흔히 아는 졸피뎀 성분 약물로 불면증 치료에 쓰인다. 성인 1일 권장량은 10mg으로 “치료 기간에 따라 남용과 의존성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환자에 대한 재평가를 해야 한다”며 “스틸녹스는 투약과 함께 약효가 발현된다” 전문가들은 말한다.
한 유흥업소 종사자는 “(바로 효과가 오는 특성을 이용) 스틸녹스를 가루로 만들어 데이트 강간약으로 사용한다” 증언하기도 했다. 스틸녹스 부작용이 단기 기억상실로 “투약 후 소위 필름이 끊기는 증상이 있다” 전한다.
대구 마약수사대 관계자는 “스틸녹스에 대해서 들어본 적은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실체가 파악되지는 않았다”며 “합법적인 의료행위를 통한 향정신성의약품은 처방전과 재고를 비교하는게 전부”라 말한다. “의료기관에서 이뤄지는 전문적인 행위를 단속하는 것에 대해 한계가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반론을 위해 연락한 D병원 측은 “회의 후 연락주겠다” 밝혔다.
교정본부 “철저한 복용지도...투약 반드시 확인하고 있다”
교정본부는 “향정신성의약품은 의사가 직접 진료 후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 될 때에 처방한다”며 “수용시설 내에서도 철저하게 투약을 관리하고 있다” 입장을 보내왔다.
또한 “새정부출범 이후 약물오남용 방지를 위해 향정신성의약품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재소자 가족 등에 의한 교부신청을 할 수 없도록 지침을 개정해 시행하고 있다”며 “수용자 의료관리지침 제29조에 따라 교도관이 수용자에게 1회 복용량을 지급한 후 복용 여부를 직접 확인한다” 강조했다.
“지난 2021년 대구교도소에서 벌어진 사건과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마약중독환자 재활을 위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향정신성의약품 중독으로 단체를 찾아오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전문의료기관에서 처방받다 보니 그 위험성을 인지 못 하고 중독이 되고 있다” 실태를 전했다.
이어 “중독자들 대부분이 의료쇼핑하듯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는다”며 “시스템을 통해 처방 전 검사를 의무화하고 방문환자를 모니터링해야 한다” 지적했다.
*. 본지는 향정신성의약품 관리와 관련한 추가제보를 기다립니다. D병원에서도 추가 반론요청 시 즉각 이를 반영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