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최근 수출 회복세를 보이는 반도체로 인해 생산지수도 2분기 만에 플러스로 전환했지만, 고금리 장기화와 물가 상승 부담 등으로 소비와 투자는 여전히 주춤한 모양새이다.
이런 가운데 반도체 기업들의 노력을 살필 좋은 기회가 될 반도체대전(SEDEX 2023)이 지난 달 2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AI와 반도체 혁신, 미래를 연결하는 힘’이라는 주제로 3일간 열렸다. 이번 전시회에는 반도체 제조, 설계, 소재·부품·장비 기업 등 국내 반도체의 생태계를 이루는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였으며, 시스템반도체 존이 마련되어 다양한 업계 관계자와 만날 기회가 제공됐다.
AI·시스템 반도체 등 혁신 기술 중점 소개
한국반도체산업협회와 한국반도체연구조합이 공동으로 주관하는 올해 25회째 반도체대전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 시스템반도체기업 및 소재·부품·장비등이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인 320개사 830부스로 개최됐다.
올해 반도체대전은 대한민국 대표 반도체 전시회로서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반도체, 장비·부분품, 재료, 설비, 센서 분야 등 반도체산업 생태계 전 분야가 참가한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큰 규모로 참가하는 삼성전자는 CMM(CXL Memory Module)과 같은 고성능 컴퓨팅 플랫폼용 신규 인터페이스 제품군부터 최선단 파운드리 공정, 어드밴스드 패키지 기술뿐 아니라 응용처벌 다양한 차세대 반도체 제품들을 이번 행사에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톱 수준의 AI 메모리 제품과 기술을 선보였다. 초고성능 메모리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High Bandwidth Memory) 신제품인 ‘HBM3E’, PIM(Processing In Memory) 기반 AI 가속기 카드 ‘AiMX’를 비롯해 최신 규격의 서버용 DDR5, eSSD 등을 전시했다.
국내 대표 장비기업인 원익IPS를 포함해 피에스케이, 엑시콘, 주성엔지니어링 등이 참가했다. 또한, 첨단 반도체 소재를 공급하는 동진쎄미켐과 에프에스티도 부스를 마련했으며, 핵심소재 기업인 미코와 KSM 등 다양한 기업을 만나볼 수 있는 만남의 장이 되었다.
정부 및 지자체 기관도 전시회 참가
이번 전시회에서는 지난 7월 반도체 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로 지정된 용인특례시와 구미시, 강원특별자치도가 부스를 마련하였고, 각 지자체의 반도체산업 지원 정책을 홍보하였다.
용인시는 지난 7월 정부의 국가첨단전략산업 반도체 특화단지로 지정된 용인 첨단 시스템반도체국가산업단지(이동·남사),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원삼), 삼성전자 미래연구단지(농서동)를 중심으로 시의 반도체산업 정책 전반을 알리는 홍보관을 운영했다.
구미시도 투자환경과 인센티브 등 기업지원 시책을 소개하고 반도체 특화단지로서의 강점을 홍보했으며, 반도체 특화단지 특별관을 운영해 전시회에 참가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구미 투자환경 인프라와 지원 혜택을 설명하고, 찾아가는 투자유치 상담을 진행해 국내외 반도체 기업과의 네트워킹 형성에 나섰다.
또한, 강원특별자치도 반도체대전 현장에서 홍보관을 운영하고 강원형 반도체산업 및 투자 환경소개 등을 통해 실적 유치에 적극 나섰다.
올해는 최근 화두로 떠오른 AI 반도체 및 시스템반도체 분야 국내 기업을 한눈에 만날 수 있도록 전시장 내의 약 100 부스 규모의 시스템반도체 존이 마련됐다. 국내 최대 팹리스 기업인 LX 세미콘을 포함해 여러 분야의 AI 반도체 기업 및 시스템반도체 기업이 참가했다.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되었는데 지난 25일에는 반도체 시장 및 기술, 주요국의 반도체 정책 등을 살펴볼 수 있는 ‘반도체 시장 전망 세미나’가 진행됐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AI 시대, 인간을 이롭게 하는 반도체’라는 주제로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박용인 사장이 키노트 스피치를 진행했다.
AI 반도체 전문가로 알려진 김정호 KAIST 교수는 ‘생성 인공지능 시대에 필요한 AI 반도체와 AI 슈퍼컴퓨터의 이해’라는 주제로 챗GPT를 포함한 실시간 생성 인공지능 서비스와 이를 위한 AI 반도체의 구조와 필요한 기술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반도체 선도기업인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가 챗GPT로 대표되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의 출현과 함께 성능 및 비용 최적화를 위한 AI 반도체의 필수적인 요소들에 대해 발표했다. 아울러, 최신 반도체 설계 및 파운드리 기술 동향부터 메모리, 패키징 기술 동향에 대한 ‘반도체 산학연 교류 워크샵’ ‘반도체 환경안전 세미나’ ‘네덜란드 반도체기술 세미나’ 등이 진행됐다.
“반도체 기업들의 노력을 살필 좋은 기회가 될 것”
올해로 18회째를 맞이하는 ‘반도체 장학 증서 수여식 행사’도 개최됐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기업뿐 아니라, 국내 중소·중견 기업들도 참여해 반도체 관련 이공계 학생 23명에게 장학금을 지원했다.
올해는 AI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특히 주목했다. 전시회를 주최·주관한 탁승수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본부장은 “AI, 시스템반도체 기업들 유치에 노력을 기울였다”라며 “기존의 대기업과 소부장 기업들은 이미 반도체산업의 큰 축이며, 미래 자동차·바이오 등 향후 산업을 이끌어갈 또 다른 축을 만들고자 한다”고 밝혔다.
탁 본부장은 “반도체 경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작년 770여 부스 규모에 비해 올해 50% 정도 참가 부스가 늘어났다”라며 “아직 섣부른 예측일 수 있지만, 내년 2분기 안에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은 “차세대 게임체인저가 될 AI 반도체 분야 국내 팹리스를 포함한 우리 반도체 기업들의 노력을 살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