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한국 유엔대사가 북한의 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것은 한국 입장에서는 모의 공격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준국 주유엔대표부 대사가 10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공격에 사용된 것에 대해 "한국 입장에서는 모의 공격에 해당한다"고 규탄했다.
황 대사는 이날 우크라이나 평화·안보 관련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미스터리 중 하나는 460㎞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장이 있는 원산과 한국의 최대 항구도시인 부산 사이 거리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 백악관은 러시아가 지난달 30일 북한으로부터 제공받은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약 460㎞ 떨어진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 공터에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미국은 러시아가 지난 2일과 6일에도 북한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한 것으로 보고있다.
황 대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북한 미사일이 투입된 것은 세계 핵확산금지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면서 "일부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 발사된 미사일이 북한이 한국으로 핵탄두를 운반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KN-23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황 대사는 또 "이러한 무기 공급의 결과로 가치있는 기술과 군사적 통찰력이 북한에 제공되고, 이는 북한이 또 다른 국가들에도 탄도미사일을 판매해 불법적인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운영할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도록 장려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보리 차원에서의 조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황 대사는 "모든 이사국이 북한의 도발과 핵 프로그램을 억제하기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며 "유엔 안보리의 무대응은 북한 정권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었고, 무대응이 계속된다면 대담성은 더해질 것이다. 너무 늦기 전에 무분별한 범죄자를 제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모든 회원국이 관련 안보리 결의안을 완전히 이행해야 하고, 특히 러시아는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멈추도록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는 상황을 확인하고, 안보리 이사국간 의견을 교환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즉각적인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다.
다만 당사국인 러시아와 비난 여론을 선도하고 있는 미국간 신경전이 두드러졌다.
로버트 우드 미 차석대사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또 다른 유엔 회원국을 공격하기 위해 안보리 결의를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위는 혐오스럽다"며 "이러한 위반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고통을 가중하고 러시아의 잔인한 침략을 가중하며 비확산 제재를 훼손한다"고 규탄했다.
아울러 "러시아군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여러차례 우크라이나에 사용했고, 더 많은 우크라이나 중요 시설을 파괴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을 살해하기 위해 추가로 미사일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러시아가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도록 전념하는 것을 안보리와 세계에 보여줄 생각이 있다면, 헌장과 결의안을 위반하는 것부터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는 북한 무기를 사용한 증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대사는 "안보리 서방국가들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특수 군사 작전에서 북한 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반복하고 있다. 이 정보는 며칠 전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에게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는 우크라이나 공군 대표도 이러한 주장에 어떤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며 "결국 미국은 사전에 확인도 하지 않고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과 한국 등 안보리 7개 이사국과 우크라이나는 공동 성명을 통해 "지난달 30일과 지난 2일, 지난 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괴적인 공중 공격을 여러차례 감행해 수십명이 죽고 수백명이 부상을 당했다"며 "극악무도한 공격의 일부는 북한에서 조달한 탄도미사일과 발사대를 이용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북한과 러시아의 안보리 결의안 위반들을 강력히 규탄하며 북한과 러시아는 즉시 불법적인 무기 이전을 중단하고 결의안을 충실히 이행하기를 요구한다"며 "다른 이사국들도 이러한 요구에 응하길 촉구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