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러시아에서 한국인 한 명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고 외신이 보도했다.
1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 사법 당국을 인용해 한국 국적의 백 모(53)씨가 간첩 혐의로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됐다고 전했다. 매체는 백씨가 블라디보스토크에 등록된 관광업 관련 회사 창업자 겸 총책임자이며 같은 도시 시내 호텔에 거주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백씨는 한국에서 종교인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사법 당국도 "백씨는 자신이 독실한 종교인이라고 밝혔고, 재판 전 구금된 레포르토보 구치소 측에 한국어로 번역된 종교 서적을 요청했다"고 부연했다.
러시아에서 한국 국적자가 간첩 혐의로 체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타스에 따르면 백씨는 올해 초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넘긴 혐의로 러시아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포됐다. 그 뒤 지난달 말 수도 모스크바로 이송됐으며 현재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구금 중이다.
레포르토보 구치소는 스탈린 시절 반대파를 숙청하는 본거지로 악명 높았던 곳으로,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에반 게르시코비치 기자가 간첩 혐의로 구금된 곳이기도 하다.
레포르토보 법원은 이날 백씨의 구금 기간을 오는 6월15일까지로 3개월 연장했다.
사법당국 관계자는 타스에 "간첩 사건 수사 일환으로 작전 수색 활동을 진행하던 중 한국인의 신원을 확인해 체포했다"고 언급했다.
또 "형사사건 조사 과정에서 백씨는 대화 상대에게 연락한 뒤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하고, 메신저 중 한 명을 통해 국가기밀에 해당하는 정보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며 "그는 이 정보를 외국 정보기관에 전달하기로 돼 있었다"고 발언했다.
백씨가 체포된 뒤 법원이 구금을 위한 예방 조치를 취했으며, 백씨에 대한 형사 사건 자료는 '일급비밀로 분류돼 있다고도 했다.
타스는 레포르토보 구치소 체포 기한 연장 결정 일부를 인용해 백씨가 전과가 없는 대한민국 국적의 53세 남성이라고 밝혔다. 결혼을 해 어린 자녀를 둔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나왔다고 덧붙였다.
외교부 당국자는 "현지 공관은 체포 사실 인지 직후부터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제공하고 있다"면서도 "구체 내용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